[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한국 기업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민·관이 협력해 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 14회 반도체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반도체협회 30주년 창립을 기념해 열렸지만 축제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반대로 중국 우시 공장에 미세공정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반입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SK하이닉스가 중국에 첨단장비를 들이는 것은 국가 안보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어 제지한 것"이며 "국가 안보는 군사나 방위에 그치지 않고 더 광범위해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와 관련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국내부터 EUV 장비를 도입하고 있어 중국 반입까지는 충분히 시간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반도체의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부터 1a D램이 본사에서 양산을 시작했다"며 "EUV 장비는 국내부터 도입하고 있으며 (중국 도입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위기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업간, 정부와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환영사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 등 보호주의 무역주의 확산, 글로벌 공급 체인 단절 등으로 국내 반도체산업에 대한 위협 요소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협회 회원사들뿐만 아니라 정부가 반도체산업을 든든히 지지하고 있는만큼 향후 30년은 반도체산업의 미래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아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민·관 협력을 강조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축사에서 "EUV 장비 독점 기업인 ASML이 재제조 및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할 부지 계약을 지난주 마치는 등 K-반도체 벨트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며 "정부도 5월 발표한 'K-반도체 전략'을 기반으로 민간 투자를 적극 뒷받침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문 인력 양성도 언급했다.
문 장관은 "민·관 공동 투자를 통한 석·박사급 인력 3천500명 양성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1천200명 규모의 반도체 전공 트랙과 재직자 중심 교육 과정도 신설하겠다"며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으로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를 개최해 사람·기술·투자를 중심으로 양국 간 실질적인 반도체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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