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로 인해 가전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은 큰 차질이 없지만, 요소수 확보가 힘들어질 경우 물류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원자재 가격과 항공·해상 운임이 상승함에 따라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요소수 이슈까지 겹치면서 고민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요소 물량은 이달 말 분까지만 확보된 것으로 파악된다. 요소 확보에 시간이 걸릴 경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2015년 이후 출시된 디젤차에는 요소수를 활용한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요소 수입을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매년 약 500만 톤의 요소를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디젤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져 물류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전업계 역시 생활가전 배송 차량 대부분이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요소수 없이는 배송이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회사를 통해 사용하는 배송 차량은 디젤을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며 "요소수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당장 물류 대란이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향이 있진 않다"면서도 "요소수가 추가로 들어오지 않아 물류 대란이 현실화될 경우 가전업계 역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연말 대목을 앞두고 더욱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연말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대형 쇼핑 이벤트가 몰려 있어 가전업계의 대표적인 성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부담 속 요소수 이슈까지 맞물린 형국이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4천647.6으로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3.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최근 조정에 들어가며 4천500선까지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항공 화물 운임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지난달 기준 1㎏당 9.9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였던 9월(1kg당 9.74달러)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10월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역시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도 원자재 가격이 큰 폭 상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보다 66% 상승했다. LG전자 반기보고서에서는 상반기 강철과 레진 가격이 각각 14%, 16.2%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해상, 항공 운임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H&A사업본부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최근 여러 기관에서 전망하듯이 이러한 현상은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길게는 1~2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해상·항공 운임부터 요소수까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슈가 이어지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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