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예상하지 않던 승리다.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안방에서 1위 KT 위즈를 상대로 기분좋은 연승을 거뒀다.
롯데는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를 모두 이겼다. 홈 팬 앞에서 1, 2차전 모두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두 경기 모두 뒷문을 잘 잠군 마무리 김원중(투수)의 공도 컸지만 타선에서 한동희가 제 몫을 톡톡히 한 점도 연승 원동력이 됐다.
그는 1차전(4-3 승) 결승타를 쳤고 2차전(3-2 승)에서는 1-2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포(시즌 14호)를 쏘아 올렸다. 한동희는 4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와 KT 선발투수 엄상백이 던진 2구째 직구(148㎞)에 배트를 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한동희는 2차전 종료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두 경기를 모두 이겨 기쁘다"며 "무엇보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다행이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연속해서 결승타를 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웃었다.
한동희는 롯데 입단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롯데가 미국 무대에서 돌아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전 3루수 황재균(현 KT)을 붙잡지 않았던 원인 중 하나에도 한동희가 꼽혔다.
그러나 한동희는 입단 첫 해인 2018년 87경기에 나와 타율 2할3푼2리에 그쳤다. 2019년에는 59경기 타율 2할3리로 출장 경기 수와 타격 지표 등이 오히려 떨어졌다. 홈런도 4개에서 2개로 줄었다.
기대치가 큰 탓도 있었지만 신인과 프로 2년 차 시즌 기회를 받은 것과 견줘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은 분명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다른 선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기록을 냈으나 1군 무대에 서면 작아졌다.
한동희는 지난 시즌부터 조금씩 기대주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135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3리 17홈런 67타점이라는 성적을 냈다. 그도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자신있게 얘기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 후 타격 성적은 좀처럼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월간 타격 성적 편차가 컸다. 그래도 후반기 들어 타격감을 되찾았고 지난달(9월) 월간 타율은 3할4푼9리로 좋았다.
한동희는 "생각을 많이 비운 것 같다"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걸 명확하게 나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타격감에 대해서는 "스윙할 때 고민을 많이 덜어냈다"고 얘기했다.
그는 주로 밀어친 타구에서 장타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한동희는 이 부분에 대해 "전력 분석팀이나 데이터팀에서도 바깥쪽 코스를 당겨 치기 보다는 밀어서 타격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동희는 남은 정규시즌 22경기에서 홈런 4개를 더하면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롯데는 더블헤더를 포함해 전날(9월 30일) 승리(8-4 승)까지 3연승을 거두며 KT를 4연패로 몰았다. 2일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NC 다이노스전에 승리를 거둔다면 올 시즌 개막 후 팀 첫 4연승도 올리게 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이틀 동안 KT와 치른 경기 결과에 대해 만족해했다. 서튼 감독은 "수비도 좋은 집중력을 보였고 타선에서도 필요할 때 타점을 올렸다"며 "강팀을 만나 3연승을 거둬 앞으로 좋은 분위기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부산=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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