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위주의 탄소 사업에서 배터리 중심의 친환경 사업 분야로 회사의 정체성을 탈바꿈시키기 위해 적극인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체질 개선을 위한 친환경 사업으로 배터리를 낙점, 배터리 사업 성장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여전히 시장에서 정유사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정유산업의 경우 국제유가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2017년 이후 매년 매출액을 2배씩 늘려가고 있다. 2021년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은 상반기 기준 1조원을 상회한다.
더욱이 2022년 미국 등 해외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매출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6조원에 다를 전망이며, 규모 경제를 갖추며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수주량은 1테라와트(TWh)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글로벌 탑 3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수주잔고는 미래 매출의 척도이자 성장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성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다. 미국 포드사와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합작 공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신생 전기차 기업 샤오펑으로부터 배터리 납품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 업계는 그 원인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해서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순수 정유사인 에쓰오일과 비교했을 때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 소유한 SK에너지 지분가치와 60%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IET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 반영된 배터리 사업 가치는 3조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즉, SK이노베이션이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가 130조원 이상이며, 2025년 생산능력 200기가와트시(GWh)로 확대가 가능함에도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이 배터리 기업으로써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배터리 사업을 현재의 정유사업 수준 이상으로 육성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 같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된 정관 일부 개정과 배터리·석유개발(E&P) 사업 분할계획서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 이번 임시 주총 승인으로 신설법인 'SK배터리(가칭)'와 'SK이앤피(가칭)'가 오는 10월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에 대해 "배터리 사업 육성에 단기적으로 필요한 투자비용은 18조로, 이 같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업 분할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 배터리사들이 사업 확대 전략으로 조인트 벤처(JV)를 활용하고 있는데, 독립 법인이 돼야 글로벌 자동차회사들과 합작사를 만들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현재의 정유 사업 위상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업으로 시장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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