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강백호가 눈에 바로 들어오더라구요." KT 위즈 강백호는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1루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런데 8회초 종료 후 공수교대 과정에서 1루수 미트를 벗고 포수 미트를 손에 끼었다. 마스크와 프로텍터 등 보호 장구를 갖추고 수비 위치를 이동했고 KT 3번째 투수 김민수가 던지는 공을 받았다. 출전 선수 엔트리에서 포수 자원을 모두 활용했기 때문에 강백호가 1루수에서 포수로 위치를 바꿨다.
강백호에게 포수 마스크는 낯설지 않다. 그는 KT 입단 전 서울고 시절 투수와 포수를 겸했다. KT 유니폼을 입은 뒤 외야수로 뛰다 내야수로 수비를 이동했다. 고교 시절부터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로 꼽혔다.
KBO리그 데뷔 후에도 포수로 나온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4월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날 두산전이 프로 진출 후 개인 통산 2번째 포수로 나온 경기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1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홈 경기를 앞두고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15일)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KT는 두산전에 허도환이 먼저 마스크를 썼다.
주전 '안방마님' 장성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뒤라 당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허도환은 7회말 수비에서 이홍구(포수)와 교체됐다. 그런데 KT는 8회초 추격에 나섰고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홍구 타석이 되자 KT 벤치는 승부수를 걸었다. 장성우를 대타로 내세웠다. 그런데 장성우는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장성우가 이홍구를 대신해 포수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안됐다. 이 감독은 강백호를 선택했다.
이 감독은 "솔직히 누구를 쓸지 고민을 했었다"며 "그런데 마침 (강)백호가 있더라. 그래서 바로 수비 위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 본인(강백호)도 좋아한다"며 "(백호에게)프로텍터 착용도 그렇고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라고 얘기했다"고 웃었다.
이 감독은 "사실 백호가 여러 포지션을 해보고 싶어하긴 한다"면서도 투수 기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강백호는 KBO리그 데뷔 시즌이던 2018년 올스타전에서 마운드 위로 올라온 적이 있고 지난 2019년 9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도 투수로 등판했던 적이 있다.
이 감독은 "백호가 투수로도 경기에 뛰고 싶다고도 말은 하더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만약 순위 경쟁에서 여유가 생기더라도 투수로 등판하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류한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