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오프라인으로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라 온라인으로 구매하긴 했는데 정품이겠죠?"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오프라인에 집중됐던 명품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심리, 비대면 소비 증가 등으로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가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이 진품인지 여부를 묻는 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에 명품 플랫폼들은 정품 보장제를 도입하는 등 소비자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 커지는 시장, 늘어나는 짝퉁
30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천95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1조4천370억원)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1조455억원이었던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5년 새 50% 이상 시장 규모가 커졌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10.6%를 차지했다.
명품 플랫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명품 시장으로 쏠리며 명품업계가 호황을 맞았다"며 "특히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으로 온라인 시장이 지난해 급성장을 이뤘고, 올해도 성장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시장 규모가 커지며 이른바 짝퉁 논란도 덩달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부 병행수입 방식으로 유통되는 명품의 경우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개인 또는 일반업체가 들여오는 형태여서 위조 상품이 거래될 확률이 높다.
실제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이 20~49세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명품 구매자 정품 유통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2.1%가 '자신이 산 명품이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정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 건수도 1만6천693건으로 전년(6천661건) 대비 무려 150% 급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가품이 의심되더라도 환불 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직접 한국명품감정원 등을 통해 가품임을 증명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 진품 보증 위해 블록체인 보증서도 나왔다
가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며 업계는 '정품 보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도입하고, 브랜드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채널을 통해 명품을 들여오는 등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는 판매 상품에 대해 정품임을 보장하는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를 최근 도입했다. 이는 일종의 품질 보증서다. 위·변조가 불가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제품의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는 SSG닷컴도 'SSG 개런티' 서비스를 시행했다. 가품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SSG닷컴은 만약 개런티 상품이 가품 판정을 받을 경우 구매 금액의 200%를 보상하는 '가품 보상제'도 함께 실시한다.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병행수입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브랜드사가 유통권 및 판권을 인정한 공식 파트너사와 협업해 명품을 판매한다. 병행수입품이 가품이란 것은 아니지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가품 우려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존 병행수입품을 판매하는 명품 플랫폼도 가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머스트잇은 가품 소견서를 통해 가품으로 판정날 경우 구매금액의 200%를 보상해준다. 트렌비 역시 가품의 경우 200% 배상해주는 정품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이 워낙 고가이다보니 소비자의 신뢰도를 잃을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온라인을 통한 명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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