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통합 GS리테일의 행보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출범과 함께 선보일 것이라던 통합 플랫폼 '마켓포'는 4개월째 테스트 중이다. 마켓포를 통해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란 당초의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합 GS리테일의 '온라인 대전환' 첨병 역학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쇼핑 플랫폼 '마켓포(Market For)'의 론칭이 지연되고 있다.
마켓포는 GS홈쇼핑·GS더프레시·랄라블라·심플리쿡·달리살다 등 GS리테일 계열사를 한데 모은 통합 커머스다. 지난 4월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는 통합 GS리테일 출범에 맞춰 GS리테일이 마켓포를 공식 론칭하고 통합 커머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GS리테일 또한 계열사 온라인 몰을 한데 모은 만큼 시너지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취급액을 25조원 규모로 키울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마켓포를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구심점 역할로 삼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한지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마켓포의 공식 론칭은 미뤄지고 있다. GS리테일 측은 "여러 점검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하반기 중 출시를 예고했으나 마켓포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에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레드 오션'이 된지 오래다. 신세계와 롯데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모두 뛰어들었고, 네이버와 쿠팡 등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최근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며 네이버, 쿠팡, SSG닷컴으로 이어지는 3강 체제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의 이커머스들은 오픈마켓을 도입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넘어선 퀵커머스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배송 시간을 줄이는데 혈안이다.
이는 곧 후발주자인 마켓포에게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경쟁사와는 다른 차별점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테스트 중인 것을 감안해도 마켓포는 불편하다. 일부 계열사 간 합배송도 불가능하고, 결제도 따로 해야한다. 일부 계열사 몰은 아예 별도 앱으로 연결된다.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몰인 롯데온(ON) 론칭 당시와 비슷한 모습이다. 소비자 편의성 부재는 롯데온이 초기 정착에 실패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마켓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신선식품 분야는 경쟁자가 너무 많다. 새벽배송을 내세운 마켓컬리와 최근 복병으로 떠오른 오아시스마켓이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한 SSG닷컴도 시장 내 입지를 다진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GS리테일이 구축한 오프라인 점포는 신세계와 롯데가 가진 백화점과 대형마트와는 다르다. 편의점을 물류 거점으로 삼기에는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며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공식 론칭이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마켓포만의 차별화된 방향성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는 만큼 론칭을 앞둔 GS리테일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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