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물산, 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9차 공판이 진행된다. 이번 공판에서는 삼성물산 합병 테스크포스(TF)에 파견됐던 새로운 증인이 출석해 신문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박정제·박사랑·권성수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9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공판에는 전직 삼성증권 부장 이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 씨는 당시 합병TF팀 소속으로, '프로젝트G'를 포함해 다수의 문건에 참여한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 씨와 함께 일한 인물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공판까지 한 씨를 7차례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한 바 있다. 한 씨는 2004년부터 2018년 초까지 삼성증권에 근무하며, 경영권 승계문제와 관련해 '스모킹 건'으로 불리는 '프로젝트G' 작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위해 단행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12년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해당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씨는 그동안 "프로젝트G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은 것"이라며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작성된 문건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한 씨는 "프로젝트G는 특정 개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작성되지 않았다"며 "프로젝트G는 보고가 아닌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선방안에 대한 사전자문을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쪽으로 정해진 게 아니냐는 검찰의 주장에도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제일모직 1주를 옛 삼성물산 약 3주로 계산한 합병비율 1:0.35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 주가를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췄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 씨는 "주가 예측은 어려운 일이라서 주가를 고려해 특정(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이나 특정주가를 찍어 일정을 잡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도 제일모직 상장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은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결정이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G 역시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작성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은 승계 및 지배력 강화라는 목적이었다고 보고 있는데 합병은 사업상 필요와 경영상 필요했다"며 "삼성물산은 국내 외로 건설 상황 악화나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우려되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제일모직은 해외 인프라를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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