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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직방, 중개시장 '제2의 타다' 막으려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최근 대형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중개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중개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개업계에도 기존사업과 새로운 사업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부동산판 '타다'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직방은 부동산과 정보통신(IT),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이른바 프롭테크(proptech) 업계의 선구자다. 중개 매물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제공 플랫폼을 마련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 직방은 자회사를 통한 중개시장 진출 선언했다. 기존 시장참여자들인 공인중개사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중개인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특히,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협회는 불공정한 행태를 정부와 국회가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입장을 표명할것이라고 밝혔다.

직방이 지난달 열린 '직방 10주년 미디어데이'를 통해 선보인 새 프롭테크 모델 '온택트파트너스'는 부동산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시장에 나왔다. 소비자는 비대면(온라인)으로 매물의 동·호수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부터 조망과 일조량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즉, 직방과 제휴를 맺은 파트너 공인중개사는 직방의 자회사 중개법인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통해 매물을 소개하고,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임장을 다니며 실제 계약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거래가 성사되면 직방은 최종 중개수수료의 절반을, 파트너 중개사들은 나머지 수수료 절반을 취하게 된다.

중개업계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직방의 행위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국내 한 대형 부동산 정보제공 플랫폼 업체가 자회사인 중개법인을 통해 개업공인중개사를 종속시킬 수 있는 중개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고 강조했다.

직방 측은 직접 중개에 나선 것이 아니라는 뜻을 재차 밝혔지만, 사실상 중개법인을 만들어 파트너 중개사와 수수료를 나눠 갖기 때문에 중개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맞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직방 자회사 중개법인이 직접 소비자와 집주인을 연결하는 등 매물을 중개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서비스 측면에서 간접 중개로 보는게 맞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파트너 공인중개사들에게 중개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관련된 컨설팅과 기기를 제공, 직방과 협업하는 대형 로펌이 중개 계약서 작성과 사전·사후 프로세스 검증에만 나서기 때문이다.

단순 광고수익으로만 성장에 한계를 느낀 직방이 중개사와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나왔지만, 양 측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부분이 해소되지 않고 협회와 직방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이상 이를 둘러싼 논란을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현재 중개보수를 낮추는 개편안을 준비하면서 협회와 직방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중개수수료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하고, 새로운 생활방식이 자리잡으면서 산업 간의 경계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변화와 수용을 두려워해서는 안되지만, 쌓아온 노력과 역사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전통 참여자와 신규 참여자의 협의를 통한 상생모델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당사자 간 협의에 도달하지 못해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면, 단순 플랫폼간의 갈등으로 치부하기 보다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산업계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해결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김서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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