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유리하다고 본다."
황현식 사장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황 사장은 "긍정적으로 임하고 있지만, 상당히 까다로운 회사라 협상이 어렵다"며 "특히 서비스 수준과 품질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진출을 위해 LG유플러스, KT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도 제휴를 타진했지만 최근 박정호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선을 그으면서 두 회사만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황 사장은 이날 LG유플러스가 여러 면에서 KT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즈니가 가장 요구하는 게 고객 편의성인데, 우리의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이 디즈니플러스를 서비스하기 가장 좋은 구조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또한 우리 타깃 세그먼트가 디즈니가 강점 가진 세그먼트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기업들과의 협업 성공 사례가 많다는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최종 결과는 협상이 완료되면 발표하겠다. 서비스 출시 시기는 디즈니 쪽에서 검토하는 부분이라 언급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황 사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취임기간 동안 역점을 두는 신사업이 어떤 것인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에서는 기존 우리가 잘 하던 분야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 아이들나라나 AR VR 아이돌 라이브, 프로야구, 골프 서비스를 플랫폼화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키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능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보완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고객들이 우리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지 추가적으로 고민해 나갈 것이다.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는 LG그룹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활용하려고 한다. LG그룹이 강한 건 제조, 시스템통합(SI)이다. 스마트팩토리, 모빌리티 등의 분야를 중점 키우려고 한다. "
최택진 기업부문 부사장 "스마트팩토리는 내년까지 레퍼런스를 만드는 단계가 될 것이다. LG그룹사가 제조 기반이라 전자, 화학, 그 밑에 부품 협력업체 등 공장기반 업체가 많다. 그 업체들과 레퍼런스를 만들고 상품화 시켜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시작하려고 한다. 고객들이 스마트팩토리 가치를 느끼고 중점 투자하는 시기는 2~3년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는 크게 커넥티드카 분야다. 경쟁사 대비 늦게 진입하긴 했지만 LG전자에서 전장과 관련된 커넥티트카 인포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에 지능형교통체계(ITS) 역량을 인정 받아 450억원 규모의 강릉 사업을 수주했다. ITS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간 망사용료 대가 판결이 나왔는데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지
"아직 1심밖에 안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망 사용대가를 내는 게 맞다는 것이다. 대가는 양사 협력 관계에 따라 협상으로 결정된다고 본다. 이 판결로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 내용이 크게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 정부에 5G 주파수 3.5GHz 대역 20MHz 폭 추가 할당을 요청할 것인지, 왜 필요한지
"경쟁사 대비 20MHz 폭이 적지만 품질에선 경쟁사 대비 잘 하고 있다는 외부 평가가 있다. 이 부분을 보강하는 측면이 있고, 무엇보다 통신 3사가 농어촌 지역 공동망을 구축하고 있어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3사가 모두 동등한 주파수를 사용해야 한다. 정부가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 CJ ENM과 실시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을 빚고 있는데, 진전 상황은
"양사 입장차로 고객 불편을 끼쳐 죄송스럽다. 모바일 TV 전송료만 갖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분야에서 협업 관계가 있다. 홈쇼핑 사업, 그리고 지니뮤직에서도 공동투자를 하고 있다. 양사가 오픈 마인드로 협상에 임해 고객 불편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겠다."
- 자체 OTT 플랫폼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는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굳이 우리가 만든 OTT를 가지고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디즈니플러스 등을 오픈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KT의 시즌이나 SK텔레콤의 웨이브처럼 독자적 OTT를 겨냥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려는 생각은 없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아이들나라, 아이돌라이브・프로야구・골프, AR・VR 영역에서 해외 협업 기회를 보고 있다. 또한 스포테인먼트와 관련된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보려고 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사업화 하려는 것은 아니다."
- 취임 7개월째인데, 본인만의 색깔 드러낼 조직 개편 방향은 어떻게 되는지
"아직 직원들에게 공표가 안 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렵다. B2C 부문과 신사업 부문에서 겹치는 영역을 3개 정도로 정리하려고 한다. 아이들나라 사업단, 콘텐츠서비스 사업단, 광고 사업단이 될 것이다. 관련 리더들은 외부에서 찾고 있다.
데이터 생성부터 이용까지 전체를 관장하는 업무를 일원화 해 역량을 축적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조직을 CEO 직속으로 별도 설치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공석인 컨슈머사업부문장은 LG전자에서 해외 마케팅 영업을 한 정수헌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분을 통해 B2C 사업 부문에 변화를 모색하려고 한다."
- 취임 이후 '찐팬’을 강조했는데, 성과 잘 나왔는지
"찐팬은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사실 회사가 나서서 찐팬을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건방진 말이다. 우리가 고객 중심 경영을 꾸준히 하다보면 그 결과로서 얻어지는 게 우리 서비스를 오래 쓰는 고객이 늘면서 경영 지표 상으로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지 찐팬을 전략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중간 점수를 매기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가장 우선 순위를 두고 노력할 계획이다."
-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을 30%로 늘리겠다고 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어디일지
"IPTV와 같은 방송 영역 비중이 가장 클 것이다. 성장률 측면에선 B2B 영역의 스마트팩토리와 모빌리티 쪽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 취임 이후 '찐팬’을 강조했는데, 성과 잘 나왔는지
"찐팬은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사실 회사가 나서서 찐팬을 만들겠다는 것 자체가 건방진 말이다. 우리가 고객 중심 경영을 꾸준히 하다보면 그 결과로서 얻어지는 게 우리 서비스를 오래 쓰는 고객이 늘면서 경영 지표 상으로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회사가 될 것으로 본다. 그런 결과가 나오는 거지 찐팬을 전략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중간 점수를 매기면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가장 우선 순위를 두고 노력할 계획이다."
- 통신시장 점유율 목표는
"굉장히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과거 같으면 가입자 몇 만, 점유율 얼마 하자는 것을 강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숫자 목표를 가지면 정작 중요한 고객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 집중해 질적 성장을 이루려고 한다. 해지율이 가장 낮은 회사를 만드는데 집중하겠다."
- 화웨이 리스크에 대한 생각은
"고객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보안이다.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보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코어 망에서는 화웨이를 쓰지 않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국내, 그리고 전세계 기관에서 계속 보안 점검을 받고 있다."
-AI, 빅데이터, 보안 콘텐츠 분야에 대해 필요시 다른 기업에 대한 투자나 M&A를 한다고 했는데 진행 중인 기업이 있는지
"시중에선 우리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 의향을 타진하려고 하면 'LG가 하겠어?' 이렇게들 많이 본다. 최근엔 상당한 의지 가지고 있고, 조금씩 해나가고 있다. 여러 업종, 회사들과 협업 기회를 타진하고 있다. 제일 중점 두는 것은 현재로는 AI, 보안, 모빌리티 이런 분야다. 콘텐츠에선 앞서 아이들나라 강화를 위해 이미 진행을 했다.
다만 M&A는 우리가 나선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 케이블TV M&A 추가 계획 있는지
"양적 경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우선 순위를 높이 두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 사업을 위해서는 폭넓은 M&A 기회를 탐색할 계획이다."
- 최근 메타버스가 화두인데 이와 관련해 어떤 준비 하고 있는지
"메타버스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해질 것 같다. 최근 완전히 메타버스는 아니지만 이런 개념을 도입해서 SM과 협업, 엑소(EXO) 가상 전시관을 만들었다.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안하고 글로벌리 오픈 했는데 3일 만에 20만 고객이 접속 했다. 이런 분야 니즈가 굉장히 높아지는 것 같다.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다만 메타버스를 플랫폼화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우리 서비스에다가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 필요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고, 일부는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심지혜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