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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사모펀드] ① 플랫폼무역금융펀드, 보험가입 했다더니 '무용지물'


지난해 만기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미뤄져…올해 또 환매 연기

금융정의연대와 투자자들이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금융정의연대와 투자자들이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감독당국의 분쟁조정과 제재, 판매사들의 투자자 배상 등 2019년부터 진행된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처리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투자자 피해 조정방안이 진행 중인 이들 펀드와 달리, 환매가 중단됐지만 사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다른 사모펀드들도 아직 남아 있다. 후속조치와 처리가 지연되는 동안 투자자들의 피해는 커지는 상황. 아직 끝나지 않은 사모펀드 사태를 들여다본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더플랫폼 아시아무역금융 1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펀드)'이 환매연기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현지운용사와 단계적 자산회수와 해결책을 마련한다며 만기일을 2년 연장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기약없는 기다림인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5월 28일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펀드의 2호~6호까지의 만기를 오는 2023년 5월 3일까지 추가 연장한다고 안내했다.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펀드는 홍콩 자산운용사 '트랜스아시아(TA)'의 무역금융 펀드(OPAL-TA Alt Limited)에 투자한 재간접 펀드로,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의 무역금융 매출 채권에 투자됐다.

이 펀드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설계·발행하고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대신증권, 교보생명 등에서 판매됐다.

1호는 정상적으로 환매가 이뤄졌으나 2호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무역부진으로 차주들이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고 만기였던 지난해 6월 15일부터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 신용보강보험을 둘러싼 논쟁 "사실상 원금보장으로 설명"

지난 2019년 5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판매사에 제공했던 제안서. [자료=독자 제공]
지난 2019년 5월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판매사에 제공했던 제안서. [자료=독자 제공]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펀드의 핵심 쟁점은 '신용보강보험100%'을 둘러싼 논쟁이다.

신용보강보험은 채무자인 구매기업의 파산으로 지급불능이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실발생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을 말한다. 때문에 이 펀드는 판매사에 제안한 펀드 제안서에서도 투자한 무역업자의 부실 등에 대비한 신용보강보험에 가입된 매출채권에만 투자돼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신용보강보험에 100% 가입돼 있기 때문에 사실상 원금이 보장된다는 식으로 강조했다"면서 "이렇게 안전한 상품은 없다고 들어 투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상환에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TA는 플랫폼파트너스운용 측에 보험금청구가 아닌 단계적 자산회수를 추진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측은 "홍콩 TA가 국내 무역금융 펀드의 만기를 앞두고 차주들이 코로나19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운용중인 전체 펀드의 유동성문제로 만기상환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알려왔다"면서 "그 이후 지난해 6월 이후 남은 펀드 시리즈에 대한 '단계적 자산회수' 절차에 돌입한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보험금 지급조건은 차주의 '디폴트' 결국 무용지물

그러나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판매사에 제공했던 초기 제안서를 들여다보면 신용보강보험에 대한 함정은 예상돼 있었다.

신용보강보험을 지급하는 조건에는 "'수입업자 또는 수출업자가 동시에 디폴트를 한 경우' 최종적으로 보험사가 원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이 펀드의 차주들은 원리금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디폴트선언을 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보강보험에 가입이 됐지만 디폴트선언은 하지 않은 경우 현지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할 수 있어 무용지물인 셈이다.

결국 신용보강보험에 따른 안정성은 강조됐으나,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설명은 부재했다는 지적이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사태인 만큼 글로벌 무역이 정상화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TA의 단계적 자산회수 방식은 투자자 보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속적인 상황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측은 "당사는 현재 홍콩 비거주자에 대한 입국금지가 장기화 됨에 따라 해외운용사로부터 제공받는 자료의 현지실사 재개를 위해 홍콩 사무소 설립을 완료했고, 현지직원의 채용이 마무리단계에 있다"면서 "홍콩 사무소를 통한 자료실사 및 정보제공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단 TA의 협상 내용에 따라 채용완료 후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TA측이 잘 협조하지 않고 연기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판매 은행과 증권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판매사 지위에서는 보험청구 권한이 없어 다른 판매사들과 스왑뱅크와 함께 해외 운용사에 지속적으로 자산실사와 보험청구를 요청하는 등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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