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점차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소속 기업의 디지털 전환 대응 수준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38.7%에 그친 반면 '미흡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61.3%에 달했다.
디지털 전환이란 AI·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기술을 R&D, 생산, 마케팅 등 업무 전반에 접목시켜 기업의 운영을 개선하고 가치를 혁신하는 제반 활동을 의미한다.
부문별로 대응 수준을 보면 비대면 회의, 온라인 보고와 같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업무 수행'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 생산이나 마케팅 활동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부문'도 긍정적 평가가 앞섰다. '디지털 인재 육성'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업무방식에 디지털화가 많이 진전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 수준은 아직 미흡한 편"이라며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낙후된 제도·사회 인프라(35.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법제도가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경직된 교육 인프라가 디지털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다는 게 큰 문제로 지적됐다.
기업 내부문제를 걸림돌로 언급한 직장인도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의 변화의지 부족(31.8%)'과 '경직된 조직문화(20.5%)', '기술력 부족(9.6%)'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 디지털 전환으로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디지털 양극화'라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41.7%로 가장 많았다. 노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직장과 사회생활 적응도 문제가 있지만, 디지털 기술 활용에 있어서 업종간·기업 규모간 간극이 큰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데이터 유출 및 사생활 침해(28.1%)'와 '일자리 감소 및 불안(22.2%)'을 꼽은 직장인들이 많았으며 '소통·협업 감소(7.9%)'를 우려하는 응답도 일부 있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 "디지털 신기술이 전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판단하기 어렵겠지만, 직장인 개개인이 체감하는 일자리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이 평생직장 시대에서 평생직업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