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AI(인공지능)을 활용해 고객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객 수 확보를 통해 데이터가 구축돼야만 사업 분야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보험 상품 제조사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플랫폼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26일 보험연구원은 국내 최대 핀테크 행사인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1을 맞이해 '보험산업의 AI 적용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준섭 한화생명 상무는 "보험사에서 그간 가장 중요했던 사차(위험율차손익), 비차(사업비차손익), 이차(이자율차손익)보다도 고객 수가 더 중요하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전통 금융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고객 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한화생명의 고객 수는 509만명인 반면 토스는 1천800만명, 카카오뱅크는 1천326만명에 달했다.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전통 금융사보다 매출이나 순이익이 많지 않지만 고객 수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상무는 "고객 기반이 넓어진다는 것은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되고, 보험의 본질적인 목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고객들은 보험사들의 상품과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빅테크 기업들을 통해 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험사들은 제조사로서 남을 것인지, 금융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상무는 "보험사의 핵심 역량은 자산운용, 상품운용, 영업운용 세 가지"라며 "금융서비스 플랫폼이라면 디지털 서비스운용 역량을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보험사들은 대면 영업과 손익에만 집중하면서 이와 같은 디지털 서비스 관점에서는 접근하지 못했다.
보험사들은 포화상태에 직면한 상태다. 보험 가입률과 초회보험료가 줄어들고 있고, 연령이 낮을수록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이 상무는 이는 보험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하는 방식과 생활하는 방식이 변했기에 보험도 과거와 다른 형태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보험사들은 AI를 활용해 디지털 채널에서 고객과 잘 만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지,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확대할 것인지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데이터 확보를 통한 고객의 이해를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작더라도 고객을 먼저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그 예로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심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한화생명의 '구독형 포인트 보험'을 언급했다.
그간 보험은 고객이 청약 후 만기가 도래하거나 위험이 발현되지 전까지는 혜택을 체감할 수 없었다. 이에 한화생명은 고객 구독형 저축형 보험 중에서 중도보험금이나 만기보험금을 포인트로 지급하면서 고객의 생활패턴 이해에 나섰다.
이 상무는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중간중간에 지급하면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며 "저희가 생각하는 AI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조사의 역량을 강조하고, 금융 서비스 플랫폼에 집중해 살아남는 과정에서 AI 기술은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 핵심은 데이터 확보와 서비스 집중에 있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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