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한 삼성, SK, LG,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들이 394억 달러(약 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기업과의 새로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문승욱 산업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 달러를 투자하고, SK하이닉스는 실리콘 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10억 달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를 모두 하는 기업을 이끌고 있다"고 자기소개를 한 뒤 "바이오 등 3대 중점 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사회와 시민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약속한다. 환경문제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 IT산업 발전에도 대단히 중요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면서 "1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더리 투자로 양국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총 74억 달러를 투자한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전기차, 수소협력,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내년까지 안정적인 친환경차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기업은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김종현 LG솔루션 사장은 "LG의 미국 배터리 투자는 미국 배터리 산업의 역사"라며 미국 연방정부에서 반도체와 같이 배터리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사장은 "핵심원료 소자분야에 대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 분야 위탁생산(CMO) 단일공장으로서는 세계 1위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R&D센터를 개설해,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데,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 기업과의 새로운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노바백스와 긴밀히 협력해 조만간 안정적인 백신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면서 "바이러스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CEO는 "한국에 기술이전, 생산 협정 등을 통해서 안전한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면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어크 CEO와 함께 미국 측에선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스티브 키퍼 GM 인터내셔널 대표, 에드워드 브린 듀퐁 CEO, 르네 제임스 암페어컴퓨팅 CEO가 참석했다.
대표적 화학기업인 듀폰은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R&D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 기업들도 우리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소부장 분야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는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발전 초기부터 한국과 함께해왔으며,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미래에도 투자를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상으로 참여한 스티브 키퍼 GM인터내셔널 대표는 "LG와 최신 배터리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한미합작으로 혁신적 솔루션을 구축해 새로운 시대의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투자 인센티브, 예를 들면 전력과 용수의 안정적 공급 등 인프라와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미국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뒤 "그러면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특히 백신, 반도체, 자동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혁신적 리더들이 모여서 협력을 공고히 하고 전 세계의 개발을 선도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생산적인 토론의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김보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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