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오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하원 지도부를 만나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은 인류의 연대와 협력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오늘 한미 간의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 극복과 경제회복,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가진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한미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공급망 및 백신 협력 등 양국 간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3시10분쯤 펠로시 의장이 의장실 밖으로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하자 문 대통령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한 뒤 서로 웃으며 팔꿈치 인사를 나눴다.
간담회에 앞서 하원의장실 앞 복도에 마련된 포디움에서 문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2분씩 발언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통령님을 이렇게 모시게 돼 매우 큰 기쁨"이라며 "2017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취임되시고 얼마 안됐을 때 모셨던 큰 영광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떠올렸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기후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 어떤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퇴치하는 것 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에서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코로나 이후 첫 외국 방문 일정을 하원 지도부 의원님들과 만남으로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는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이게도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증명했다"며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는 환담 장소인 '레이번 룸'에서 이뤄졌다.
미국 측에서는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민주당),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공화당),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민주당),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민주당), 스콧 페리 연방 하원의원(외무위 소속)(공화당), 앤디 킴 연방 하원의원(민주당),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 하원의원(민주당), 영 킴 연방 하원의원(공화당), 미셸 박 스틸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이수혁 주미대사, 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김용현 외교정책비서관 등이 앉았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민주주의 힘을 강조하며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고, 한국이 어려울 때 언제나 함께해 준 미 의회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코로나 극복,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미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의회를 대표해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전하고 "한미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7년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를 낸 바 있고, 아베 전 총리를 만났을 때 수차례 관련 언급을 했다"면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완전한 비핵화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하는 과제라면서 한미가 함께 이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17대 미 의회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법안 및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 의회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미 의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선 백신 지원 등 미국의 리더십을 평가하고 한미 양국이 백신 수급을 비롯한 보건안보 정책을 보다 긴밀하게 조율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기대도 전했다.
한미 경제협력 파트너십을 위해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에 대한 의회 차원의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이 글로벌 공급망 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첨단 분야에서의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다.
미중, 한일관계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미중관계의 안정적 발전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인 만큼,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또 일본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으로 우리 정부는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서 한일 간 과거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면서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실질 분야 협력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란 뜻을 전했다.
최근 미국 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데 대해선 우려를 표명했다.
/김보선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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