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들이 공장 증설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DB하이텍의 증설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공급난 속에 DB하이텍도 증설에 나선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DB하이텍은 증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7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DB하이텍의 1분기 수주 잔고는 웨이퍼 기준 10만153장, 금액 기준 58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웨이퍼는 8만4천439장, 금액은 468억원이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증권은 "1분기 수주 잔고를 살펴보면 공급 부족 상황이 심화된 양상"이라며 "내년 수주도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의 1분기 매출은 2천43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시장 상황, 성장세를 고려하면 DB하이텍이 공장 증설에 나설 수도 있는 셈이다.
국내외 파운드리 업체들은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 기존 계획보다 38조원을 추가한 17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공장 증설, 인수·합병(M&A)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3년간 반도체 공장에 11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DB하이텍은 생산규모(캐파)는 월 9천장 늘릴 예정이지만 증설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세계 10위권인 DB하이텍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12인치보다 작은 8인치 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초미세공정이 필요한 모바일용 반도체 보다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 등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시와 충북 음성군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DB하이텍의 현금성 자산은 900억원대다. 1조원 이상이 필요한 공장 증설을 위해선 산업은행 등에서 대출이 필요한데, DB하이텍은 이를 감행하기 보다는 튼튼한 기초체력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기존 설비를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최대한 대응하는 동시에 5G∙전기차 등 고성장 분야의 신규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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