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서울 여의도와 용산 연장까지 추진하는 방안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천을 경유하다보니 오히려 사업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부권 주민들은 '미봉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GTX-D 일부 열차에 대해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지난 다음 GTX-B 철로를 통해 서울 여의도역이나 용산역까지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이 추진되면 김포나 인천 검단 등에서는 GTX-D를 타고 환승없이 서울 직결이 가능해진다.
국토부는 GTX-D가 다른 철도 노선과 만나는 환승역에 '평면 환승'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평면 환승이란, 환승 시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 없이 바로 다른 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여의도역에는 서울 지하철 5호선과 9호선 환승이 가능하다. 용산역에는 신분당선 연장선과 연결된다.
직결 노선과 운행 횟수 등은 GTX-B 사업자가 선정된 뒤 협의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정부가 서울직결로 방향을 튼 배경에는 서부권 중심의 거센 반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GTX-D 여의도행 검토 방안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포와 검단 입주민들은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해 김포공항행에서 5·9호선으로 환승해 여의도로 가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가령 김포 한강신도시가 위치한 장기역에서 김포 경전철(골드라인)을 이용해 김포공항에서 하차한 뒤, 9호선 급행열차를 탈 경우 49분이면 도착한다. 즉, 굳이 4천원 안팎의 고액의 GTX 교통요금을 지불하면서 부천까지 내려온 뒤 여의도로 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포와 검단 주민들은 경기도가 제안한 강남 직결 원안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 김포검단교통연대 관계자는 "GTX-B 노선의 사업성이 부족하다보니 김포와 검단 사람들을 부천까지 내려오도록 만든 것"이라며 "강남행 원안이 반영될 때까지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들까지 GTX-D 논란에 가세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물론 정치권까지 파장은 더욱 확산되는 형국이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7시 경기 김포 장기역에서 김포 경전철(골드라인)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지옥철'을 경험하고 나서 "양계장 같다"며 노형욱 신임 국토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GTX-D 노선의 경우 '김부선'이 되면서 서부지역에 상당한 민심 이반이 나타나고 있다"고 노선 변경을 건의했다.
이로써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이 오는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에 반영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GTX-D 용산 직결은 기존부터 검토가 진행된 부분"이라며 "강남 직결 문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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