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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오업계, 올해 IPO 러쉬…누가 '제2의 SK바이오팜' 될까


HK이노엔·SD바이오센서 등 상장 추진… '옥석가리기' 필요 지적도

차바이오랩 연구실 모습 [사진=차바이오랩]
차바이오랩 연구실 모습 [사진=차바이오랩]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성공적 증시 안착에 고무된 바이오업계가 올해 줄줄이 상장 추진에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산업이 크게 주목받으며 상장을 앞둔 기업의 IPO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 특례를 통해 IPO를 추진한 총 기업은 53개사로 2019년 27개사 대비 196%가 증가했다. 지난해 새롭게 상장한 기업 25개 중 바이오 기업은 17곳에 달했다. 비 바이오 기업이 8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이 기술평가기관 평가를 통해 상장하는 방식이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기술평가 A등급과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수십곳에 달한다. 2월까지 심사승인과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이 12곳 정도다.

이중 SD바이오센서(진단키트), 노보믹스(암 분자진단), 바이젠셀(면역항암제), 큐라클, 지아이이노베이션(면역항암제), 차백신연구소(백신), 보로노이 등 7개사는 올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해 상장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중에서도 SD바이오센서와 지아이이노베이션, 바이젠셀은 IPO(기업공개) 대어로 손꼽힌다.

기술 특례 방식은 아니지만 건실한 실적과 기술력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노리는 회사로는 HK이노엔이 있다.

◆ 올해 코스피 IPO 대어 대표주자 'HK이노엔·SD바이오센서'

한국콜마 자회사 HK이노엔은 연내 상장을 위해 상장 예비심사 청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대표주간사로 정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 숙취해소 대표 브랜드인 컨디션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헬스기업이다.

HK이노엔이 3분기 안에 상장을 완료한다고 가정할 시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예비심사를 제출해야 하는데 진행 상황을 추정할 때 상장은 하반기 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HK이노엔이 지난해 제약 부문 매출이 높아진 데 따라 올해 상장 시 예상 시가총액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HK이노엔은 작년 기준 매출 5천984억원, 영업이익 870억원, 순이익 279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16%가량 증가했다. 특히 예상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순이익은 111.4% 큰 폭으로 늘어났다.

통상 제약 및 바이오회사의 기업가치를 측정할 때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을 통해 HK이노엔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HK이노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의약품 시장 기준 주요 경쟁사는 종근당, 유한양행, 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이 꼽힌다. 이들의 PER 평균은 118배에 이른다. 이를 HK이노엔 순이익에 적용하면 3조원을 훌쩍 넘는다.

HK이노엔 한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상장을 위해 오래 준비해왔고 20여 개의 신약·바이오파이프라인을 지속 확보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 뷰티, 건기식 사업을 통해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D바이오센서 또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로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다. SD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가장 수혜를 본 기업 중 한 곳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 1월 26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며 조만간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실적은 1조6천862억원으로 전년의 737억원 대비 무려 2천200% 증가했다. 진단키트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에도 반영된 것으로 이는 국내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보다도 나은 실적이다.

진단키트 라인업이 전문가부터 비의료인까지 전 영역에 분포돼 있다는 점도 SD바이오센서의 강점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확진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유전자증폭(PCR) 방식부터 그보다 민감도는 떨어지지만 시간이 더 짧은 신속항원검사, 그리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자가검사키트까지 다양한 플랫폼의 진단키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PCR 검사 방식부터 신속항원검사, 자가검사키트 방식까지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있는 곳은 SD바이오센서가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코로나19 백신 완제 제조실에서 분류중인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경북 안동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 코로나19 백신 완제 제조실에서 분류중인 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지아이이노베이션·차바이오텍 등도 상장 추진…'옥석가리기' 필요 지적도

지아이이노베이션도 IPO 대어로 평가받는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두 개의 약물을 결합해 특정 표적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한 독자적인 플랫폼 'GI-SMART' 기술로 면역항암제 'GI-101'을 개발한다.

이는 세계 최초 이중융합 단백질 치료제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한다. 특히 이중융합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인 국내외 기업들은 아직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 3월 차바이오텍 계열사인 차백신연구소의 경우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필요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연내 코스닥 상장 절차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차백신연구소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6주에 걸쳐 기술 완성도와 인력 수준, 성장 잠재력 등을 평가받았으며, 그 결과 한국생명공학원으로부터는 A등급을,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는 BBB등급을 각각 획득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이에 차백신연구소는 최대한 이른 시일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상장 예비심사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한 뒤 연내에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신약 치료제 개발에 나선 큐라클 역시 최근 기술성 평가 기관 2곳에서 각각 AA등급과 A등급을 받으며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겠다고 발표했다. 큐라클의 경우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경우 이르면 연내 코스닥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바이젠셀 역시 최근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바이젠셀은 전문 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A등급과 BBB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바이젠셀은 4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며, 올해 3분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보령제약의 관계사인 백신전문 기업 보령바이오파마는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백신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바이오 업계가 상장을 대거 추진하는 건 경제적 투자 유치, 기업 운용 측면, 세제 측면 등 3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한번에 조달하는 동시에 상장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 이에 수반되는 인재 확보와 기업 운용 편의를 등을 제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바이오 기대주 홍수 속 신중론도 존재한다. 막대한 자금과 시간 및 외부자금 유입은 신약 또는 의료서비스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에 필수 요소지만, 자칫 범람하는 상장 기업 속 산업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 기업들의 저조한 결과 도출에 산업 신뢰도가 크게 흔들렸던 만큼, 분위기에 편승한 자금 유입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실패 사례들이 존재했던 만큼 시장과 기업 모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바이오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예전과 비교할 때 산업 신뢰도가 차츰 회복되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 있는 기업이 다시 투자자들을 실망시킨다면 산업 전체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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