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오는 30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민사소송 3차 변론기일이 열린다. 이 날은 양측의 법적 공방이 다소 복잡한 정보통신기술(ICT)로 점철돼 있어 테크니컬 프리젠테이션(PT) 방식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법원은 양측에 PT를 담당할 증인을 각각 1명씩 선임해 제출할 것을 명했다. SK브로드밴드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에서는 박승진 SK브로드밴드 서비스혁신그룹장을 증인으로 선택했다. 넷플릭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김앤장에서는 이동만 KAIST 정보전자연구소장(교수)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양측의 증인 모두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 정부와 학계,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던 인사들로 망중립성과 사용대가와 관련한 복잡한 ICT 기술 용어들을 법정에서 다룰 수 있는 사회과학적 용어로 치환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증인으로 나서는 만큼 양쪽의 법률대리인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답을 이끌어낼지다.
앞선 1,2차 변론기일을 고려한다면 재판부가 요구한 의문인 '망중립성이 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지 여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연결방식에 따른 기술적 해석 유무, 협상의무의 부존재 확인과 관련된 이익 여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열리는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민사소송 3차 변론기일에는 기술TP를 위한 증인으로 법무법인 세종(SK브로드밴드 법률대리인)에는 박승진 SK브로드밴드 서비스혁신그룹장이, 법무법인 김앤장(넷플릭스 법률대리인)에서는 이동만 카이스트 정보전자연구소장이 나선다.
◆ 1,2차 변론기일 통한 4가지 주요 쟁점
이날 주요 쟁점으로는 우선 망이용대가가 망중립성에 포함될 수 있는가다. 넷플릭스는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을 앞세워 어느 국가에서도 정부나 법원이 접속료(망이용대가)를 강제하는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망중립성이 차별적인 행위를 금지하는 공정경쟁 개념에 더 가깝기 때문에 망이용대가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망이용대가를 '전송료'과 '접속료'로 구분하고 초고속인터넷사업자(ISP)간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면 넷플릭스가 오히려 SK브로드밴드보다 높은 티어에 속하기 때문에 전송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SK브로드밴드는 전제부터가 잘못된 도식으로 넷플릭스가 구축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인 오픈커넥트(OCA)가 자체적인 콘텐츠만을 전달하기 때문에 쌍방향이 아닌 일방향으로 트래픽이 흐른다고 반박했다. 대형 글로벌 CP들의 인터넷 트래픽이 폭주함에 따라 무정산 방식이 '일방향 정상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들에 대한 해석 여부도 관건이다. 2014년 넷플릭스와 컴캐스트 망 비용지급 갈등, 같은해타임워너케이블(TWC)와 컴캐스트와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 FCC에 제출된 넷플릭스의 의견서, 206년 미국 케이블TV 사업자 차터의 TWC와 브라이트 하우스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미국 FCC가 내건 조건 등(뉴차터 사례)이 언급된 바 있다.
기업간의 인수합병이 비밀유지계약(NDA)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명확한 계약서는 없으나 미국 FCC에 제출된 주요 의견서에서 이에 준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어 정황상의 판단을 내릴 수 있으나 재판부가 이를 어디까지 인용할지도 미지수다.
'재무부존재의 소' 성립 여부의 경우 넷플릭스가 제기한 이번 민사소송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는지가 핵심이다. 넷플릭스는 법률상 지위에 불안과 위험을 내려놓을 수 있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는 주장이나 SK브로드밴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정절차는 중립적 조율을 돕기 위한 절차로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협상결과를 내는 것과 이어지지 않기에 확인의 이익이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 3차 변론기일은 각각 1시간씩 총 2시간을 할애한다. 진행방식의 경우 기술PT 또는 증인에 대한 질문과 대답 형태 등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김문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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