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빙과 업계가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는 빙그레가 지난해 3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양강구도'로 재편된 만큼 롯데연합(롯데제과+롯데푸드)과 빙그레(빙그레+해태)의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닐슨코리아와 빙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빙과 점유율 기준 롯데제과가 31.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빙그레가 27.3%로 뒤따르고 있고 이어 롯데푸드(15.8%), 해태아이스크림(12.8%) 순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계열사별 양강 구도로 보면 롯데연합은 47.1%, 빙그레가 40.1%로 양측 점유율 격차는 7% 수준이다. 대형 신제품이나 마케팅 파급력, 예상치 못한 부정적 이슈에 따라 7%는 뒤집힐 수 있는 수치기 때문에 올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빙과업계는 먼저 스테디셀러 제품 프로모션 및 판매 확대에 전략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빙과·아이스크림 제품군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스테디셀러의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콘셉트의 신제품을 통한 신규 매출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 롯데제과·롯데푸드 '롯데연합', 기존 스테디셀러에 신개념 제품으로 점유율 확대 '사활'
지난해 닐슨과 각 업체별 개별 제품 매출 집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월드콘(약 700억) ▲더블비얀코(400억) ▲스크류바(300억) ▲설레임(280억) ▲셀렉션(230억) 등 5위권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먼저 이들 제품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늘려 1위를 굳히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제과는 26일 월드콘의 광고 모델로 '배구여제' 김연경을 발탁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새로운 콘셉트인 매운맛 아이스크림을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국내 최초 매운맛 아이스크림인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뿐 아니라 롯데제과는 최근 '죠스바'에 멜론 맛 아이스 믹스를 넣은 '메론먹은 죠스바'를 한정 출시했다. 롯데제과의 작년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크런키 빼빼로'를 모티브로 삼은 '크런키 빼빼로'도 내놨다.
같은 롯데 계열인 개별 업계 3위 롯데푸드는 ▲빵파레(약 400억) ▲빠삐코(350억) ▲돼지바(300억원) ▲구구콘(250억)을 기본으로 신규 스테디셀러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돼지바 핑크' 제품 모델로 래퍼 마미손을 기용하며 승부수를 뒀다. 돼지바 핑크와 붉은색 복면을 쓴 마미손의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게 롯데푸드 측의 설명이다.
롯데제과 한 관계자는 "올해 빙과업계 또한 스테디셀러 위주의 판매를 기본으로 새로운 제품 매출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빙그레', 졸음사냥 등 스테디셀러의 새로운 버전으로 '승부수'
롯데연합에 맞선 2위 빙그레의 메인 제품은 ▲붕어싸만코(470억) ▲투게더(430억) ▲메로나(400억)▲비비빅(350억) ▲빵또아(220억) 등이다. 이들 제품의 매출이 올해도 점유율 전쟁에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빙그레는 최근 '더위사냥'에 에너지드링크 타우린 성분과 맛을 넣은 '졸음사냥'을 내놨다. 타우린 1천mg이 함유됐다. 이는 에너지드링크 한 캔 분량의 타우린 함유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빙그레는 스테디셀러인 메로나의 피나콜라다맛도 이달 새롭게 출시했다.
4위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약 500억) ▲누가바(200억대) ▲쌍쌍바(200억대) 등 스테디셀러 프로모션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작년 기준 전체 매출(1천325억원)의 35%에 육박하는 부라보콘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광고비가 비싼 배우 이병헌을 부라보콘 모델로 내세운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기성세대와 부라보콘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를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테디셀러나 신제품 뿐만 아니라 유통 판로 확대도 매출 확대의 중요한 포인트다. 최근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판로 확대도 롯데와 빙그레의 승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까지 아이스크림 무인 판매점의 매출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빙과 매출 비중 10%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져서다.
실제 빙과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전국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수는 2017년 880개에서 지난해 3천600개까지 늘었다. 3년 새 4배로 늘어난 것이다.
빙과 업계 한 관계자는 "일단 해태 인수 이후 빙그레의 지난해 빙과부문 생산능력은 6만9천40톤에서 10만9천58톤으로 57.9% 늘었기 때문에 생산 능력에서는 빙그레가 롯데에 뒤지지 않는다"라며 "올해는 주로 마케팅과 유통 채널 영향력에 따라 점유율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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