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빙과업계를 뒤흔들 '초대형 합병'이 현실화됐다. 업계 '빅 4'중 3·4위가 하나가 됐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빙그레는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해태제과는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을 물적분할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신설한 바 있다.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 주이며, 인수 금액은 1천400억 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사항 확정 후 결정된다. 다만 흡수합병 형식이 아닌 만큼 해태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유지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빙과업계는 단숨에 지각변동을 마주하게 됐다.
현재 빙과업계는 롯데제과, 롯데푸드,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이 '빅 4'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이번 인수를 통해 빙과업계는 사실상 '롯데vs빙그레'의 구도로 재편되게 된다.
최근 시장점유율 지표도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상케 한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해 빙과시장 점유율 26.7%를 기록하며 28.6%를 점유하고 있는 업계 1위 롯데제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18년 3.6%p였던 점유율 격차를 1.9%p까지 줄였다.
이는 메로나와 투게더, 붕어싸만코 등 각 카테고리 대표 제품이 시장에 완벽히 자리잡고, 지난 2018년 4월 출시된 '슈퍼콘'이 히트 제품으로 자리잡으며 매출이 늘어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슈퍼콘은 출시 첫 해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8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유산슬'과 '펭수'를 각각 슈퍼콘과 붕어싸만코·빵또아의 모델로 발탁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붕어싸만코는 펭수를 모델로 발탁한 직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빙그레는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하고 있는 높은 인기의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또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이들 제품을 공급하고, 이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까지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가지고 있는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시장 공략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태제과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부채상환 및 과자공장 신규 설비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제과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시장 경재력과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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