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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다를까"…삼성家, 1조 들여 '이건희 재단' 만드나


내주 초 유산 상속 내용 공개할 듯…13년 전 이 회장 사재출연 약속 이행 '예의주시'

(왼쪽부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왼쪽부터)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일가가 사회 환원을 위한 1조원대 사재 출연을 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고(故)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별세 후 '신격호 재단' 설립에 나서려고 했으나 끝까지 추진하지 못했던 롯데와 달리 삼성이 이번에 이 회장 사재로 '이건희 재단'을 세울 수 있을 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은 최근 이 회장이 남긴 그룹 계열사 주식과 예술품·부동산 등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에 대한 조율을 마무리하고, 다음주 초쯤 삼성전자를 통해 유산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족들이 내야하는 주식 상속세만 해도 약 11조366억원으로, 부동산 및 미술품 등 기타 자산에 따른 상속세까지 더하면 총 13조원가량에 이른다.

금액이 큰 만큼 유족들은 5년간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즉 신고한 세액의 6분의 1을 먼저 낸 후 나머지 6분의 5를 5년간 나눠 내는 방식이다.

상속세액을 13조원으로 가정 시 2조2천억원은 이달 말까지 내고, 10조8천억원을 5년간 5회에 걸쳐 분할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분할납부에 따라 납세자가 내야 할 이자는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을 고려해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한다.

유족들은 이번에 1조~2조원가량의 '이건희 컬렉션'도 일부 기증할 계획이다. 감정가만 2조5천억~3조원에 달하는 '이건희 컬렉션'은 총 1만3천 점으로, ▲국보·보물 등 문화재는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등에 ▲유명 미술 작가의 작품은 지방 미술관에 기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각 기관들과 기증 절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유족들이 대규모 사회 환원 계획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이 회장이 사재 출연을 약속했던 만큼 이번에 유족들이 이를 이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08년 4월 차명 재산 관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 계좌에 있던 금액에서 세금 등을 내고 남은 금액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금액은 1조원가량 된다. 다만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는 중단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문제와 'X파일 사건'으로 논란이 있을 때 8천억원을 삼성장학회(옛 삼성이건희장학재단) 기금 등으로 내놓은 바 있다. 삼성장학회는 2002년 이 회장과 아들 이 부회장의 사재를 바탕으로 설립된 후 2015년까지 매년 장학생 100명을 선발해 지원하다가 지난해 해산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장학회가 설립 19년 만에 장학사업을 중단한 것이 사재 출연을 통한 이건희 회장 명의의 재단 설립을 위한 사전 단계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별도 재단 설립 없이 기존에 운영되던 삼성 재단에 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과거 이 회장의 약속을 이행해 명예를 지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유족들이 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또 일부 유족의 반대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이름을 내건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롯데와 달리 유족간 갈등이 없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롯데는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신 명예회장이 남긴 1조원대 사재를 출연해 '신격호 재단'을 설립코자 했으나,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름을 딴 재단이 설립되면 삼성 일가가 인재양성을 중시했던 고인의 뜻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이건희 재단'이 설립되면 고인의 약속이 13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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