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닷새 연속 사자 행진을 보이면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가 다시 힘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필두로 미국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과 국채 금리 안정세가 외국인 투자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단 평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천14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일별로도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보여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11월5~24일(14거래일)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장기간 사자세이기 때문이다. 당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7조926억원이었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줄곧 주식을 내다 팔았다. 그러나 순매도 규모는 1월 5조2천996억원, 2월 2조562억원, 3월 1조2천406억원으로 점차 감소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처음 순매수로 전환하며 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기간 주로 사들인 종목은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1조2천264억원)를 비롯해 SK하이닉스(4천272억원), 카카오(2천727억원) SK텔레콤(828억원), 셀트리온(800억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업을 제외한 코스피 141개 종목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402조1천200억원, 영업이익 32조5천7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9%, 118.9% 증가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와 화학,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외국인에게 한국 증시는 경기 회복 사이클에서 신흥국 가운데 가장 투자할 만한 나라로 평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흥국 시장을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펀드(iShares MSCI EM ETF) 규모는 지난주에만 6.3% 급증했다. 외국인 수급 선행지표로도 여겨지는 이 펀드론 향후 외국인 자금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발표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과 장기국채 금리 안정세도 국내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2조2천500억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에 지난달 1.7%대에서 1.6%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올 1분기 국내 증시의 조정장세를 야기한 미국 국채 금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2조2500억달러 규모 인프라 발표와 경제 지표 호조 속에서 지난달 1.7%대에서 1.6% 중반대로 내려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인프라 투자 기대감에 한국의 수출 강세가 더해져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며 "글로벌 경기·교역 정상화 기대감이 외국인의 반도체 등에 대한 집중 순매수를 통해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수급도) 안정된 모습"이라며 "펀드 플로우도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져 가는 과정인 만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코스피가 이번 2분기 중 전고점인 3209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을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 팩터(실적 상하향 기반 투자 스킴) 성과는 2분에 가장 높다"며 "최근에도 이익모멘텀 팩터가 반등해 주가 모멘텀 팩터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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