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증권가에서는 주력인 반도체가 세계적인 공급 부족 사태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더욱 기여하며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8% 증가한 65조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19% 증가한 9조3천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증권사들이 추정한 실적 평균 예상치인 매출액 61조539억원, 영업이익 8조9천5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수익이 연초 기대에 못 미쳤지만 스마트폰(모바일)과 프리미엄 TV와 가전 등이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1월 출시된 갤럭시S21이 판매단가를 끌어 올렸고, A시리즈의 인기몰이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가전의 경우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비스포크'(BESPOKE)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것이 유효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미국 오스틴 공장이 한파에 따른 가동 중단 영향으로 반도체 공정설계(S.LSI)와 파운드리 부문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하루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오스틴 공장이 현재까지 최소 3천억원 안팎의 매출 손실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 상승이 출하량 감소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공정 개선 비용과 파운드리 정전에 따른 손실은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반도체는 D램과 낸드 모두 이전 전망 대비 전체수요공급량(B/G)과 평균 판매 단가(ASP)가 상승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으로 공개했지만,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23% 하락한 8만5천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어 수급 환경은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조1천15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조8천88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9%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가격 상승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 삼성전자의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며,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9조9천24억원이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며 가장 높은 추정치를 제시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5% 개선되는 등 반도체 가격 상승이 온전히 반영되고, 투자 확대와 생산성 증가로 생산량이 늘며 물량도 확대될 것"이라며 "2분기 가격에서는 D램은 전 부문이 상승하고 낸드는 SSD를 위주로 소폭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가격 반등 사이클에 진입한 D램과 낸드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오스틴 공장 가동 정상화, 실적 시즌 컨센서스 상향 조정 등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며 모멘텀이 재차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탄력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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