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간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촌과 조카'는 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회사 인수, 배당 확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박 상무가 우호 지분 확대를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상무는 대주주로서 금호석유화학의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2천500억원대에 금호리조트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화학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금호리조트를 인수키로 했다. 그러나 금호리조트 인수가 금호가 유산을 지킨다는 의미 이상으로 기존 금호석유화학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었다.
박 상무의 반대 의사는 금호리조트 인수에 부정적이었던 주주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 회장과 박 상무 모두 주총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박 상무의 지분은 10%로 박 회장(6.69%)보다 많은 개인 최대 주주지만 박 회장은 자녀들의 지분을 합치면 14.84%로 박 상무보다 4.84%p 많다. 국민연금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8.16%를 보유하고 있고, 소액주주는 50.48%를 들고 있다.
박 상무는 논란이 됐던 배당 확대, 감사 위원 추천 등의 주주제안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주주제안은 회사의 개인 최대 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오로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주주제안"이라며 "회사의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이러한 주주 제안에 대해 절차적 권리가 충실히 확보될 수 있도록 협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고배당 제안은 진정성이 의심 된다며 법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정관·부칙 등에 따르면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주당 배당금이 액면가(5천원)의 1%인 50원까지 높게 책정될 수 있다. 박 상무 측이 우선주 배당금을 보통주보다 100원 더 요구한 것이 논란이 된 셈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철완 상무 측이 주주제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점, 그리고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항상 50원의 추가 배당을 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확인이 부족했던 점 등으로 미뤄 보아 박철완 상무 측 주주 제안의 진정성 및 진지함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박 상무 측은 "회사 측은 박 상무가 제안한 우선주 배당액이 과거 회사 이사회 결의에서 정한 발행 조건을 2억원가량 초과한다는 이유로 위법하다고 한다"며 "이 내용은 정관이나 등기부등본 기재로는 알 수 없고, 우선주 발행 조건 또한 회사가 등기부에서 임의로 말소해 주주들이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의 주주제안이 주총에 상정될지 여부는 내주 열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의 1라운드가 되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조만간 이사회에서 주총 안건을 정할 예정"이라며 "박 상무 측 제안은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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