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결이 임박했다.
양사는 크게 영업비밀, 특허 침해 관련해 법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는 ITC가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최종 판결을 세 차례나 미룰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양측은 1년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소송전을 벌인 양사를 질책한만큼 두 회사가 ITC 판결 후엔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ITC 최종 판결이 오는 11일 새벽(한국시간)에 나온다.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소송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했다"며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예비판정을 내렸다. ITC가 최종 결정도 SK이노베이션 패소로 내릴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품과 소재를 원칙적으로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예비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시도했다.
양사는 각각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의견 차가 컸다. 업계 안팎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수 조원, SK이노베이션이 수 천억원을 제시하면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ITC도 지난해에 내렸어야 할 최종 판결을 세 번이나 연기할 정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양사 모두 미국에서 생산 설비를 갖추고 고용까지 창출하고 있는데 어느 한 편을 들었다 파장이 만만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판정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LG가 승소, SK가 패소하게 된다. 물론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한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한다면 수입금지 조치 등은 철회된다.
ITC가 예비판정 결과를 인용하되 몇 가지 단서를 달아 SK에 수입금지 조치까지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TC가 SK 패소 판결을 내리되,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본다는 단서를 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판결 하에선 SK에 수입금지조치가 내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ITC가 지난해 2월 내린 예비 판결을 두고 수정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 사실상의 전면 재검토 결정이자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한 시나리오다.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도 염두해 두고 있다. ITC의 SK 패소 최종 판결이 나오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조지아주 일자리와 미국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인데 행사 확률이 높진 않다.
업계에선 ITC 판결이 나오면 양사 합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양사가 화해해야한다고 촉구했고, ITC 판결 내용이 합의의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소송은 법리 싸움이기도 하지만 배터리 시장 선점을 둔 자존심 싸움에 가깝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합의를 촉구했고 ITC 판결 결과가 합의의 기준이 될 수 있어서, 최종 판결 후엔 합의 논의가 진척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