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4천3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5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천103억원, 매출은 9조1천512억원으로 각각 95.3%, 13.9% 늘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전년 대비 5.5% 포인트 상승한 17.0%로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6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 중이다.
◆ 창사 이후 최대실적 달성…장기인보험 시장 집중 공략의 결과물
메리츠화재는 최초로 연간 순익 4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메리츠화재의 최대 순이익은 지난 2017년 3천846억원이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이미 지난해 3분기 3천236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 2019년 한해 순이익(3천13억원)을 경신하며 최대 순익 달성을 예고한 바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회장도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2020년 메리츠화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중심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4분기에는 삼성화재를 제치고 분기 기준 장기인보험 시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기인보험은 질병과 상해, 운전자보험, 실손보험 등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상품을 말한다. 손보사들은 불황에 시달리자 수익성이 높은 장기인보험 공략에 나서기 시작했다.
◆ 효율과 혁신 전략으로 급성장 견인…손보업계 '태풍의 눈' 부상
메리츠화재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김 부회장의 재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그는 지난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2018년 한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부회장은 효율화 전략과 혁신을 통해 만년 5위에 머물렀던 손보사를 업계 태풍의 눈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취임 이후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영업 관리 비용을 절약했고, 남은 돈으로 설계사들의 수수료를 인상했다. 전속설계사 수수료 체계도 '보험료의 1000% + 100%(인센티브)'로 바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지급했다.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보험사의 영업력을 가늠하는 지표라 할 수 있는 전속설계사 조직도 확대됐다. 메리츠화재의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2016년말 기준 1만1천973명에서 지난해 말 2만7천88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보험 계약 유지율도 개선됐다. 지난해 메리츠화재의 13회차 유지율은 85.4%로 지난 2016년(76%)보다 대폭 상승했다.
13회차 유지율은 전체 보험계약 중 고객이 보험료를 1년 이상 납부하며 보험계약을 유지한 비율로, 고객 만족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유지율이 높을수록 장기간 가입자가 많고 보험사의 건전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밖에 김 부회장은 동기 부여를 위해 실적이 우수한 설계사를 관리자인 본부장으로 승격시키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고, 메리츠증권 사장 시절과 마찬가지로 사내 문화 혁신에도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혁신을 통해 보수적인 보험시장을 변화시킨 인물"이라며 "메리츠화재를 창사 이후 최대 실적으로 견인했기에 사실상 연임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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