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 브랜드 '힐스테이트' 사용을 위해 매년 수십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현대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통한 브랜드 차별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현대건설과 올해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 59억 5천600만원을 지불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사용료(52억 8천만원)와 비교해 12.6% 증가한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창출한 연 매출의 0.4%를 사용료로 지불한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을 통해 기존 화공 및 전력 플랜트, 인프라 사업 중심의 사업에서 건축 및 주택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지도가 떨어지는 '엠코타운' 브랜드 대신 현대건설과 협의를 통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주택사업 강자로 떠올랐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한 이후 분양에서 흥행을 거두기 시작했다.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 2014년 10위에서 지난해 7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은 2조2천8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3분기 1조 1천24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통해 도시정비사업에도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플랜트 대신, 도시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지난해 일찌감치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분양가구가 늘수록 브랜드 사용료도 증가한다는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디에이치가 힐스테이트의 상위급 브랜드로 자리잡을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용하는 브랜드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창사 이래 수주액 4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디에이치 적용범위를 서울 강남에 이어 강북권으로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결과다.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관심을 모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에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올해에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를 통한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영준 사장은 주택사업본부 본부장 출신으로 디에이치를 론칭하고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낸 내부출신 현장전문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과 브랜드 선긋기에 나서고 있는 데다 디에이치가 도시정비사업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의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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