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5G 네트워크 내 그 어디에도 신뢰할 수 없고 위험성이 큰 벤더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할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경제계 인사들이 17, 18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32차 한·미 재계회의총회'를 통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에 대해 함께 나설 것을 첫 시사했다. '신뢰할 수 없고 위험성이 큰 벤더'라는 우회적인 표현을 썼지만, 재계에선 이 대상이 화웨이를 지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5G 장비를 퇴출키로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화웨이와 중국 공산당의 유착관계를 의심하며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또 화웨이 장비를 허용하는 국가와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LTE와 5G 기지국에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양국 공동선언문 중 '5G의 책임감 있는 글로벌 개발 및 전개 촉진' 항목을 통해 "한·미 양국 정부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신뢰 구축 및 보안 개선에 힘써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민간 부문과 꾸준히 협력해 위험 식별 및 저감 노력을 이행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5G 기술, 서비스, 제품의 지속적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 경제계는 코로나로 침체된 양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환경 개선에 힘을 모을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또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무역구제 조치가 자유로운 국제통상질서를 저해하고 한미경제동맹을 위협한다는 것에 동의하며 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량을 제한하고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이다. 1962년에 제정됐으나 지금까지 실제 적용된 사례가 2건에 불과할 정도로 사실상 사문화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보호무역주의 수단으로 이를 부활시켰다
양국 경제계는 "한·미 양국 정부가 원칙 기반의 글로벌 자유 무역 체계를 저해하는 이 같은 무역 제한 조치를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며 "양국 정부가 한·미 FTA의 틀 속에서 디지털 무역을 통해 양자간 무역과 투자를 한층 더 강화해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양측은 한국에서 도입 논의가 이루어지는 집단소송법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국 측은 국내 기업 경영·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측 역시 집단소송제 도입의 문제점 등 미국의 경험을 공유했다.
여기에 양측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 마련을 위해 계속적으로 협력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출국 전 사전검사 및 역학조사의 통합적인 운영을 통해 기업인의 국제이동 후 자가 격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코로나 대응전략 모색을 양국 정부에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날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2차 한미재계회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함과 동시에 내년 가을 한국에서 '제33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또 양측은 한미재계회의 6대 위원장으로서 지난 6년간 재임했던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공로패도 전달했다. 허창수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며 고 조양호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양국 경제협력 강화에 힘써 줄 것을 부탁했다.
허 위원장은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년 간 더욱 굳건해져 온 한미동맹이 있었기에 양국이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갈 긴밀한 경제협력이 가능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그 중요성이 커진 디지털 이코노미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한미통상현안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한미재계회의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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