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테슬라가 배터리 자체 생산에 힘을 실으면서 배터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행보가 큰 영향이 없다고 보지만 장기적으론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5일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독일 ATW오토메이션을 인수할 예정이다.
ATW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ATS의 자회사로 독일에서 자동차 배터리 모듈과 팩을 조립해 공급하는 업체다. 배터리는 기본이 되는 셀, 셀의 조립체인 모듈, 이 모듈을 모은 팩 형태로 자동차에 탑재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번 인수가 배터리 셀 제조 업체가 아니라 조립 업체라서 당장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도 지난달 전기차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파나소닉, LG화학, CATL 배터리 구매를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의 원활한 공급을 조달을 위한 인수로 보인다"며 "다만 조립 업체라 셀 제조 업체들에게 큰 영향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번 스피디한 액션을 통해 변화하는 테슬라의 행보는 경쟁사 및 공급사에 위협적"이라면서도 "테슬라는 양산 검증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배터리 업체들로선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 의지를 지속해서 드러내는 게 압박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배터리데이에서 "4680으로 불리는 테슬라의 새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5배·전력 6배를 높이고, 주행거리를 16% 늘릴 것"이라며 "18개월 뒤 배터리 가격을 56% 낮추겠다"고 자신했다.
테슬라는 프리몬트에 있는 공장에서 새 배터리를 1년 시범 생산하고 2022년까지 독일 베를린과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공장에서도 양산 능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배터리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목표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데 테슬라가 이를 홍보하다보니 갖는 무게가 다른 것"이라며 "테슬라의 반값 배터리 마케팅은 배터리 업체에 원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단정할 수 없지만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 능력이 검증된다면 배터리 업체들로선 어려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빠른 시간 안에 가격 대비 높은 성능을 가진 배터리 개발에 최선을 다해 격차를 벌이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