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현대차그룹의 20년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했다. 정 수석부회장도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 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1999년 현대차 구매본부 담당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2년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 처음 올랐으며 2003년에 기아차, 2010년에 현대차, 2012년에 현대제철 사내이사를 맡으며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특히 2010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차기 총수로 불리기 시작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것은 기아차 사장을 맡으며 디자인경영을 주도한 일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을 맡은 후 아우디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피터 슈라이어 영입 이후 기아차는 '디자인 명가'로 올라서며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피터 슈라이어가 외국인 최초로 현대차그룹 사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기아차에 합류하는 외국인 임원은 더욱 늘어나게 됐다. 특히 2016년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과 함께 람보르기니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와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하고, 벤틀리 출신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상엽 전무도 현대기아차에 합류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BMW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인 알버트 비어만을 영입한 것을 비롯해 다임러트럭의 전동화 부문 기술개발 총괄 출신 마틴 자일링어를 영입하는 등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외국인 인재 영입에 나서기도 했다.
마침내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승진해 현대차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지난 2년 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른 것을 비롯해 공유자동차 업체들이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만들며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자동차를 뛰어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미래모빌리티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시키려고 하고 있다. 특히 '플라잉카'를 앞세워 미래모빌리티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9월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를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그 시작이다.
올해 초 미국 CES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은 UAM,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기반으로 한다. UAM과 PBV, Hub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획을 긋겠다는 각오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올해는 현대차그룹이 2000년 출범한 지 20년째 되는 해로 새로운 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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