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다. 이번 만남으로 정 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3사와의 '전기차 회동'을 마무리 짓는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오전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을 방문한 뒤 최태원 회장과 만나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향후 5년간 납품할 물량만 10조원으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의 2차 E-GMP 물량은 LG화학이 가져갔지만 3차 물량은 다시 SK이노베이션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날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이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과 관련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전날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 대형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승용차에 이어 트럭부문에서도 수소전기차 대량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스위스를 시작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공급지역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북미 상용차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소트럭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수출한 수소트럭 10대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은 수소트럭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평소 차량공유 등의 모빌리티 사업에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과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SK그룹이 통신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첨단 커넥티드카 분야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이 사업 분야에서도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시작으로 구광모 회장에 이어 최태원 회장까지 연이어 만나며 배터리 3사 총수와의 회동을 마무리했다.
정 부회장의 배터리회동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향후 '배터리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며 올해 5월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화학이 24.2%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SDI(6.4%, 4위)와 SK이노베이션(4.1%, 7위)도 '톱10'에 포함돼 있다.
업계 상위권인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고성능·고효율 배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업체들도 현대차와 협력 강화는 의미가 크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공급 순위 4위인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3위권으로 뛰어오른다는 목표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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