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회동에 이어 최태원 SK 회장을 만난다. 최 회장과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한국 완성차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기업간의 '빅텐트'가 결성될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오는 7일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시 배터리 공장을 찾는다. 서산사업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이자 국내 생산 거점이다. 2012년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8년 제2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해 LG화학 배터리 기술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5월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회동을 갖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하며 협력관계 확대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다. 그동안 현대차는 LG화학의 배터리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사용해 왔다. 현대차는 전통 동맹관계에서 벗어나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배터리 수급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계산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이같은 행보로 인해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체간 '빅텐트'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각국이 미중 무역분쟁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가운데 국내 업계끼리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며 EU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주도하는 '유럽배터리연합(EBA)'은 4년간 60억유로(약 7조9천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배터리 공동 개발에 돌입하고 대놓고 유럽 배터리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세계 제1 배터리 시장인 중국도 이미 오래전부터 자국 배터리 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선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업계간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 이전까지 배터리 업계간 경쟁을 강화해 원가절감에 나서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많은 완성차 업계는 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 내재화에 돌입했다. 현대차도 의왕연구소를 중심으로 배터리 자체양산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은 순수 전기차로 출시된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초 E-GMP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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