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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50년 삼성SDI, 브라운관→LCD→배터리 성공신화 잇는다


초격차 기술 확보·일류 조직문화 구축·사회적 책임 제고 등 3대 과제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삼성의 소재 배터리 계열사 삼성SDI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삼성SDI는 1960년대 불모지였던 전자산업을 일으켜 50년 만에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상했다. 그 이면에는 브라운관을 시작으로 액정디스플레이(LCD), 배터리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이 주력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1일 기흥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SDI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삼성SDI는 50주년을 맞아 '초격차 기술 중심 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5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초격차 기술 전략을 강조했다. [사진=삼성SDI]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50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초격차 기술 전략을 강조했다. [사진=삼성SDI]

◆삼성-NEC 출범 7개월 만에 진공관 생산…성공신화 '씨앗'

삼성SDI가 명실상부한 세계 배터리 선도기업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꾸준한 사업분석과 기술혁신이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의 전신인 '삼성-NEC'는 1970년1월20일 출범해 울주군 삼남면 일대에 공장 건설에 나섰다. 출범 7개월 만에 국내 최초 진공관 생산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생산초기 수율 문제 등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생산라인이 안정되면서 1년 10개월 만에 월 100만개 생산을 돌파했고, 1970년대 말 연매출 12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진공관은 트랜지스터와 뒤이은 IC(집적회로) 출현으로 급격히 사양화 길을 걷게 됐다.

삼성-NEC는 이같은 흐름을 파악하고 브라운관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다. 1970년 10월 3억원 가량을 투자해 흑백브라운관 공장 건설에 착수했고 그해 12월 흑백브라운관 첫 생산에 성공했다. 삼성-NEC는 NEC와 협상을 통해 독자 영업권과 조달권 등을 확보하고 삼성전관공업주식회사로 사명 변경한다.

삼성전자는 1975년 이코노 브라운관을 출시했고 삼성전관은 관련 브라운관을 공급했다. 초정밀, 고해사도 기술이 요구되는 모니터용 흑백브라운관 생산을 시작했고 1979년 흑백브라운관 누계 생산 1천만개를 돌파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컬러브라운관 시장으로도 나아갔다.

지난 1970년 4월23일 이병철 선대회장과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이 울산사업장 당시 가천공장 건설 현장 방문 모습 [사진=삼성SDI]
지난 1970년 4월23일 이병철 선대회장과 일본 NEC의 고바야시 사장이 울산사업장 당시 가천공장 건설 현장 방문 모습 [사진=삼성SDI]

이병철 선대회장은 1988년까지 컬러브라운관 연 1천만개 생산체제 구축을 지시했다. 삼성전관은 이 선대회장의 지시에 따라 수원과 울산 사업장을 중심으로 컬러브라운관 연간 1천200만개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1993년 바이오 브라운관, 1998년 완전평면 브라운관 등 고부가제품 생산에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1999년 삼성SDI로 사명변경, LCD·OLED 이어 배터리까지

삼성전관은 1999년 12월 1일 21세기 비전을 선포하며 지금의 사명인 삼성SDI주식회사를 대내외 선포했다. 이후 삼성SDI는 화질을 높이고 부피를 줄이며 브라운관 사양화 속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했다. 동시에 '포스트 브라운관' 시대를 대비해 세계 디스플레이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삼성SDI는 LCD 사업에 집중했다. 1984년 삼성전기 LCD부문을 인수하며 LCD사업 준비에 착수했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1999년 삼성전자 휴대폰에 전량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모토로라, 노키아 등 글로벌 제조사로 공급을 확대, 2002년 세계 휴대폰용 모바일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동시에 삼성SDI는 소형디스플레이 부문의 OLED 가능성에 주목했다. 2000년 4월 OLED 사업을 위한 TF를 발족한 이후 2002년 평판디스플레이와 비교해 1천배 빠른 응답속도와 3배 이상의 색재현성을 지닌 1인치 256컬러 PM-OLED를 개발했다. 2007년 세계 최초 AM-OLED 양산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다시 사업전환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1994년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배터리사업을 인수했다. 1998년 당시 최고 용량 1천650mAh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이후 기술개발과 함께 생산능력 확대해 2010년 소형배터리 세계 1위를 기록한다.

당시 세계 최고 용량의 삼성SDI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첫 출하되는 모습 [사진=삼성SDI]
당시 세계 최고 용량의 삼성SDI 원형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첫 출하되는 모습 [사진=삼성SDI]

◆배터리 기술 초격차 전략 통한 친환경 에너지기업 도약 준비

삼성SDI는 2005년 소형 배터리 사업의 흑자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본격 뛰어든다. 삼성SDI는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속 전기차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으로 판단했다. 2008년 독일의 보쉬 기업과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 삼성SDI가 배터리 중대형 영역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SDI는 지난 2009년 BMW의 전기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되면서 업계 내 파란을 일으켰다. 배터리 사업 진출 1년 만에 BMW 프리미엄 배터리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수주의 결정적인 역할은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력 때문이었다.

삼성SDI는 울산사업장을 전기차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배터리 생산까지 담당하는 중대형 배터리 메카로 성장시켰다. 또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삼성SDI는 중국 및 유럽연합(EU) 전기차 시장 성장성을 예견하고 중국 서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는가 하면 2016년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다.

이로써 삼성SDI는 헝가리 배터리 공장 준공과 함께 '울산-서안-헝가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삼각체제를 구축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에는 독일 배터리 팩 제조사 아카솔과 13GWh 규모 배터리 셀과 모듈을 공급하기로 하며 수주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SDI는 기술력 확보와 발빠른 사업전환으로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면서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전 사장은 '새로운 50년'을 만들기 위한 실행과제로 ▲초격차 기술 확보 ▲일류 조직문화 구축 ▲사회적 책임 제고 등을 제시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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