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롯데백화점의 '면세명품대전'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명품을 기점으로 촉발된 소비 열기가 '대한민국 동행세일(동행세일)'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면세명품대전의 첫날인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행사 점포 8곳의 누적 매출이 13억 원을 돌파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25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파주점에서 진행된 프리 오픈 행사를 통해 같은 시간 매출 5억4천만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부터 프리 오픈을 진행한 3개 점포 외에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대전점,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김해점, 롯데 아울렛 광주수완·이시아폴리스점 등 총 8곳에서 재고 면세 명품을 오프라인 판매하고 있다. 판매 대상 브랜드는 생로랑, 끌로에, 페라가모, 지방시 등이며 평균 할인율은 3~40%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행사 시작 전부터 점포 앞에 모여든 고객들을 안전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다. 점포별로 고객들이 운집한 장소에 일정 거리마다 표식을 남겨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했고 행사 시작 전 번호표를 배부해 고객들이 오랜 시간 동안 대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행사장 앞에 열감지카메라 및 손소독제를 비치했으며 입장 고객 모두의 체온을 재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점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판매 점포가 늘었고 찾아온 고객들이 많아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현재까지 판매 속도는 어제보다 빠르다"며 "점포별로 최대 1천 명 수준의 번호표를 준비했으나 오픈 1시간 내 전부 배부됐으며 현재는 순차적으로 입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프리오픈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HDC아이파크몰에서도 흥행이 이어졌다. 아이파크몰의 오후 4시 기준 일일 입장객은 약 350여 명에 달한다. 지난 25일에 비하면 다소 수가 줄어들었지만 일부 인기 브랜드들이 완판됐고 인근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더욱 많은 물량이 풀린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을 통해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는 신라면세점도 오랜만의 '완판'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지난 25일 오후 2시부터 신라인터넷면세점의 여행중개 플랫폼 '신라트립'을 통해 프라다, 지방시, 펜디 등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들 명품 브랜드의 상품 대부분은 26일 오후 4시 30분 기준 품절 상태였으며 토리버치 등 매스티지 브랜드들의 상품 일부만이 재고가 남은 모습이었다.
이 같은 재고 면세품 판매가 흥행하며 이날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전개되는 동행세일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동행세일은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할인행사다.
판촉 행사 변경일이 매주 목요일인 관계로 지난 25일부터 동행세일을 시작한 대형마트로부터 엿본 동행세일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롯데마트의 동행세일 행사 상품인 과일·축산·주류 등의 지난 25일 매출은 지난주 동요일 대비 각각 11.0%·18.6%·20.5% 상승했다. 또 전체 매출도 5.9% 신장했다.
이마트에서도 25일 대형가전·채소·참외·생갈치 등 동행세일 대상 상품군이 전주 동요일 대비 각각 9.5%·8.4%·66.8%·269%의 매출 신장율을 보였다. 행사 첫날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25일이 평일이며 비가 온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또 이날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인근의 상권도 모처럼 호황을 맞는 모습이었다. 재고 면세품을 구매하러 매장을 찾은 고객 외에도 수많은 고객들이 오픈 직후부터 매장을 찾았으며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이날부터 구 영등포점에서 타임스퀘어점으로 리뉴얼 오픈한 점포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리뉴얼을 감안하더라도 이른 시간대임을 고려하면 많은 손님이 다녀가셨다"며 "이런 추세면 어느 정도 매출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는 아직 동행세일의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명품의 경우 확실한 수요층이 있고 이들은 경제상황에 상관없이 꾸준히 구매를 이어가는 경향이 있지만 일반 상품들은 이 같은 '충성고객'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업계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서 정부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거나 의무휴업 규제가 적용되는 등의 악재가 산재해 있다는 점도 흥행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대형마트는 행사 첫 주말인 오는 28일과 마지막 주말인 다음달 12일 이틀 동안 의무휴업을 진행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판촉비용 50% 부담 잠정 면제 등 유인책을 내놨고 유통업계 스스로 집객을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동행세일의 초기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재고 면세품 판매와 같이 이슈가 될 수 있는 계기가 적어 행사 마무리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동행세일의 열기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전향적 조치가 취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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