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되자 프리미엄을 내세우던 애플이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가성비'를 갖춘 스마트폰을 선보이자 좀처럼 가격을 낮추지 않던 애플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인 5.4인치 아이폰12는 649달러(약 79만3천 원), 6.1인치 아이폰12 맥스는 749달러에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아이폰12 프로(6.1인치)는 999달러, 아이폰12 프로 맥스(6.7인치)의 경우 1천99달러부터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작인 아이폰11의 최저가가 699달러였는데, 가격을 한층 낮춘 것이다. 같은 용량(128GB)으로 비교할 경우 아이폰12는 아이폰11보다 100달러가량 저렴하다.
특히나 5G를 지원하고, OLED를 탑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저렴해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2 시리즈 모두 아이폰 최초로 5G 지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4 바이오닉칩'을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급 소재인 OLED를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11 시리즈의 경우 프로와 프로 맥스에만 OLED를 탑재하고, 아이폰11에는 LCD를 적용한 바 있다. 다만 원가 절감을 위해 아이폰12와 맥스에는 BOE가 만든 OLED가,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삼성전자가 만든 OLED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코로나19 이후 행보를 달리 하고 있다. 최근 보급형 모델 아이폰SE를 4년 만에 내놓은 데 이어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도 '착한 가격'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아이폰 판매 부진을 '가성비'로 뚫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 애플 스토어 폐쇄 등으로 1분기 아이폰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애플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미국 회계연도 기준 2분기) 아이폰 매출은 289억6천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7% 감소했다. 이로 인해 애플은 서비스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애플의 전략 변화는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SE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폰SE의 경우 낮은 가격임에도 수익성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미국 IT 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일본의 테크연구소 포말하우트는 아이폰SE의 부품 원가를 217달러로 추정했다. 아이폰SE가 최신 AP인 A13 바이오닉 칩셋 등을 탑재한 것을 제외하면 2017년 출시한 아이폰8과 대부분 같은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포말하우트는 "애플은 아이폰SE에 최신 AP를 사용했음에도 아이폰8 때보다 부품원가를 18%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격을 낮추고 성능을 높인 '가성비' 폰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특히 아이폰12의 경우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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