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투톱을 이루며 철강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장인화 철강부문장 사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포스코는 '철강전문가' 장 사장을 중심으로 품질혁신을 통한 위기극복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지난 2017년 3월 사내이사에 오른 지 무려 4년 연속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포스코의 철강 수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오인환 전 사장이 물러나고 장 사장이 대표이사를 유지하면서 '최정우-장인화'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장 사장은 서울대 공대를 나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기술연구원장을 거쳤다. 지난 2014년 권오준 전 회장 취임과 함께 전무로 승진해 신사업투자 관리를 맡았으며 이후 기술투자본부장, 철강부문장까지 올랐다.
장 사장은 지난 2018년 권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회장 자리를 놓고 지금의 최정우 회장과 끝까지 경쟁했다. 장 사장의 나이는 1955년생으로 최 회장보다 2살 더 많다. 이 때문에 업계는 최 회장이 취임과 함께 세대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오히려 취임하자마자 장 사장에게 힘 싣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철강1부문과 2부문을 통합해 장 사장을 철강부문장으로 임명, 사실상 철강사업 전편을 일임했다. 최 회장은 "저는 인문계 출신으로 철강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업부문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포스코는 코로나19에 따른 전례없는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4조5천458억원, 영업이익 7천53억원, 순이익 4천3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41.3%, 순이익은 44.1%씩 각각 감소한 수치다.
이같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핵심사업인 철강부문의 부진에 있다. 실제로 1분기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3천828억원으로 이는 지난 2019년1분기(8천932억원)와 비교해 무려 57.1% 감소했다. 조강생산량은 2019년 940만톤에서 906만톤으로, 제품생산량은 904만톤에서 872만톤으로 줄었다.
철강산업은 경기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사실상 제로(0)에 근접하고 있다.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철강 전방산업이 일제히 어려워지면서 철강수요는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철강업계는 생산량을 늘리면서 철강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이에 장 사장은 수요정체와 가격하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WTP(World Top Product) 등 철강제품 시장에 주목했다. WTP제품은 시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확보하고 미래시장을 선도할 고부가 상품이다. WTP 판매량은 올해 1분기 226만톤을 기록하며 전체판매량 대비 27.6%를 차지했다.
또 포스코는 프리미엄 강건재 시장 선점을 위해 전사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강건재는 건축물과 인프라 건설에 사용되는 철강제품을 뜻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강건재 통합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를 론칭하고 그룹사별 강건재 사업분야를 나눠 사업역량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CI(Cost Innovation) 2020' 원가혁신에도 나섰다. 장 사장은 지난 2월 포항, 광양, 서울, 해외법인을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킥오프 행사에 참여해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직제 단위 워킹그룹으로 조직, 실행력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목표(2천300억원) 원가 절감을 3분기 만에 달성했다.
장 사장은 "글로벌 철강공급 과잉상황에서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 생산량 또한 감소하고 있다"며 "포스코가 위기를 딛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전 부문이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적극 협업해 원가절감을 체질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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