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보험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여행 취소에 따른 경비의 환불·위약금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여행보험은 전염병을 면책항목으로 두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행 취소 시 보장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보험사들이 여행보험 보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여행보험시장 영향과 과제'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내국인 여행자 수가 급감하면서 여행보험 시장도 큰 폭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해외 출국자 수는 지난 2009년 10월 23.4%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리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나 국내 숙박·행사의 취소에 따른 여행 경비 환불·위약금(취소수수료)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3월 10일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1만5천682건으로 전년 동기(1천926건) 대비 8.1배 증가했으며 이 중 해외여행(7천66건)이 약 절반(45%)을 차지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여행국가가 여행 자제지역이 되거나 입국 자체가 금지돼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여행사에 계약의 해제를 요청하더라도 여행 경비의 환불 또는 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사고인 만큼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여행 취소 대란을 겪으면서 소비자의 여행 취소 위험보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여행보험은 전염병을 면책항목으로 두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여행보험은 전염병 사유를 면책항목으로 두고 있으며, 일부 판매되던 전염병 보장 상품도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판매를 중지했다"며 "전세계 보험사들은 SARS 사태 등을 겪으면서 손해보험에서 전염병을 면책항목으로 하는 상품 판매에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국내 여행보험도 여행 취소 시 비용을 보장해 주는 상품의 경우 전염병으로 인한 여행 취소 사유는 면책사항으로 규정돼 있어 코로나19로 여행 취소 시 보장을 받지 못한다. 국내 판매되는 항공권 취소보험의 경우에서도 본인 또는 여행동반자가 상해·질병으로 인한 입·통원, 실업, 재판 소환 등의 사유로 인한 항공권 취소의 경우 비용 일부를 보장할 뿐이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피한 사고인 만큼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염병 발생을 일상생활에서 발생되는 위험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이를 보험 가입을 통해 보장받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고 밝혔다.
이에 최근 주요국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여행취소보험 보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뉴욕 주는 전염병 확산에 따라 모든 여행 취소 사유에 대해 보장하는 여행취소비용보험(CFAR)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정 및 권고했다.
일본 라인파이낸셜은 질병, 상해 등의 사유 이외에도 코로나19 등과 같은 전염병 확대로 항공, 숙박 등을 취소할 경우 취소수수료를 보상해 주는 여행 취소비용보상보험을 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의 새로운 위험보장 수요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여행보험은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보험(소액단기보험)으로 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생활환경과 새로운 위험보장 수요에 대응해 유연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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