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일명 '효도폰' '외국인폰'으로 불리던 알뜰폰이 변하고 있다.
단순 '요금제가 저렴한 서비스'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위한 '선한 가치'가 덧입혀지고 있는 것.
이에 폐지 줍는 노인들 자립을 위한 '친환경 패키지'를 선보이거나, 우유 팩 파지로 만든 '유심 카드지갑 D.I.Y 키트' 등을 증정한다. 소비자는 알뜰폰을 구매함으로써 사회 곳곳 약자와 환경을 지키는 데 동참할 수 있게 된다.
또 발달장애인을 위해 NFC, MMS, PIN 등 어려운 통신 용어를 쉽게 풀어쓴 '읽기 쉬운 알뜰폰 설명서'를 출시해 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가 아닌, 타인을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3일 알뜰폰 업계는 그간 저렴한 가격만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알뜰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나의 소비가 타인과 사회를 돕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한 가치'를 담는 데 주목하고 있는데, 알뜰폰을 사회 약자만을 위한 특화 서비스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 그리고 서로를 위한 서비스로 탈바꿈시키려는 의도다.
◆나의 소비가 타인 돕는 '선한 가치'…폐지 수거 노인과 재활용 패키지 선봬
이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 제품만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닌, 기업이 추구해 온 선한 가치를 우위에 두는 데다, 제품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가치를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의 미래는 다를 것이란 믿음에서다.
SK텔링크는 폐지 수거 노인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아립앤위립'과 'SK세븐모바일' 휴대폰·유심 배송 패키지를 친환경 재생지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 배송 패키지는 자석 내장·접착제사용·은박인쇄 처리, 비닐 에어캡 내장, 코팅 처리 등으로 재활용이 어려웠다. SK텔링크와 아립앤위립은 폐지 수거 노인들이 수거한 폐지를 활용해 단말 박스부터 유심 봉투, 가입안내서까지 친환경으로 전면 교체하고, 어르신이 직접 쓴 글과 그림으로 장식했다.
폐지 수거 노인들은 아립앤위립이 진행한 미술 활동인 '마음 노크'를 통해 SK텔링크 친환경 패키지 외관 교체 작업에 참여했다. 마음 노크는 '(노)인들의 (크)레파스' '노인들의 마음을 노크하다'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음 노크에 참여한 노인들은 "이걸 진짜 핸드폰회사에서 쓸 수 있데?" "이렇게 그림을 그리면 참 좋아, 밖에 나와서 좋고, 사람들 만나서 좋고,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으니 참 좋아" "나는 이렇게 나와서 그림도 그리고, 얘기도 하고 해서 활력이 생겨!"라며 들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SK텔링크는 노인들에 그림에 대한 소정의 저작권료를 별도로 지급하는 등 경제적 자립을 후원할 계획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SK텔링크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활동은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과 실질적인 협업을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사회적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및 사회문제 해결로 더 안전한 사회 망 구축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쉽게 풀어쓴 알뜰폰 안내서'…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 공동 성장 주력할 것
앞서 SK텔링크는 예비 사회적 기업 '소소한 소통'과 사회적 약자 정보 접근성 개선을 위해 쉽게 풀어쓴 'SK세븐모바일 착한 가입 안내서'를, 소셜벤쳐 '밀키프로젝트'와 우유 팩 파지로 만든 '유심 카드지갑 D.I.Y. 키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특히 소소한 소통은 '쉬운 정보(easy-read)'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지원하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어려운 정보를 쉬운 표현으로 바꾸고 필요한 설명과 이미지를 더해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만드는 서비스를 지원한다.
SK텔링크는 소소한 소통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SK세븐모바일 착한 가입 안내서'를 제작해 배포했다. 제작과정에는 20~30대 발달장애인 5명이 직접 참여했다.
개편한 'SK세븐모바일 착한 가입 안내서'는 NFC, MMS, PIN 등 어려운 통신 용어는 쉬운 단어로 대신하거나 친절한 설명을 더했고, 한자어나 외래어는 쉬운 한글 표현으로 바꿨다. '파손된 휴대폰'은 '부서지거나 망가진 휴대폰'으로 '유심을 장착하고'는 '유심을 끼우고'로 '사전에'는 미리 등으로 교체했다.
또 사용자들이 안내서를 보면서 더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이용순서를 실제에 가깝게 더욱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표시했고 '이미지 당 설명 하나' 원칙으로 이미지와 설명을 배치했다.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선보인 우유팩 파지 유심 카드지갑 D.I.Y 키트는 일상 속 에코 활동을 통해 수집한 우유팩을 새로운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소셜벤쳐 밀키프로젝트와 함께 했다.
유심지갑은 유심 카드 수납 외에도 신용카드, 신분증, 명함, 영수증, 현금 등 다양한 물품 수납도 가능하다.
SK텔링크는 앞으로도 이 같은 '선한 가치'를 소비자에 제공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다양한 사회적 기업과 연대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되고, 비즈니스도 성장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 결국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제대로 성공하는 '석세스 스토리(Success Story)'를 이뤄내겠다고 설명했다.
SK텔링크 관계자는 "SK텔링크는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동시에 우리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공동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기획하고 추진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놓치고 있던 작지만 의미 있는 '핀포인트'를 찾아 협력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SK텔링크 구성원과 사회적경제 구성원 협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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