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정신없는 신차 출시 일정에 수입차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새로 출시하는 차들이 뜨거운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수입차 업계의 신차가 조용히 묻히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여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출시된 신차들 이미 소비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현대기아차의 연이은 신차 흥행몰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달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먼저 현대차가 전날 공식 출시한 7세대 아반떼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9영업일 동안 1만6천849대의 사전계약을 달성했다. 특히 사전계약 첫날 1만58대의 계약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6세대 아반떼 첫날 사전계약 대수(1천149대)와 비교하면 9배가량 높고, 지난해 아반떼 한 달 평균 판매대수(5천175대)의 두 배에 육박한다.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신차도 연이어 홈런을 터트렸다. 먼저 올해 1월 출시된 제네시스 GV80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주문이 폭주했다. 제네시스는 GV80의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2만4천대로 세웠는데 출시 첫날에만 1만5천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는 당초 지난해 말 출시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연기되면서 더욱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31일 출시된 3세대 G80의 인기는 GV80를 뛰어넘었다. 출시 첫날 2만2천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제네시스가 밝힌 연간 내수 판매 목표량(3만3천대)의 70%를 하루 만에 달성한 셈이다. G80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탄생시킨 주인공으로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로드앤트랙은 신형 G80를 BMW 5시리즈의 강력한 라이벌로 꼽기도 했다.
기아차는 올해 주력 모델인 쏘렌토·스포티지·카니발 등의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17일 4세대로 돌아온 쏘렌토가 스타트를 끊었다. 신형 쏘렌토는 2월 20일부터 3월 16일까지 진행된 사전계약에서 2만6천368대 계약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대수(4천360대)와 비교하면 6개월 치 판매량이 몰린 것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계약 시간 수초 차이로 차량 인도일이 몇 개월씩 벌어지는 ‘계약 대란’이 벌어졌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공세에 수입차 업계는 애만 태우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팰리세이드, 신형 K5 등으로 자동차 업계의 이슈를 독자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량에서도 수입차 업계의 부진이 드러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신규등록대수(승용차 기준)는 24만4천780대로 전년(26만705대) 대비 6.1% 줄었다. 올해 1분기 누적 대수는 5만4천669대로 전년 동기(5만2천161대) 대비 4.8%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쉐보레는 작년 11월부터 수입차 집계에 포함된 영향이 크다. 쉐보레의 올해 1분기 등록대수는 3천810대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 등록대수는 지난해보 오히려 감소한다.
수입차 업계의 부진은 일본차 불매운동의 영향도 크지만 현대기아차가 독한 마음으로 연이어 신차를 내놓고 있는 점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의 이슈를 끌고 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상황처럼 출시 일정을 좁히고 장기적으로 흐름을 이어가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수입차 업체가 괜찮은 신차를 출시해도 소비자의 반응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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