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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해외법인들 효자됐다…신한카드 지난해 200억 순익 '호실적'


KB국민·우리카드 모두 흑자전환… 할부금융 집중하면 더 높은 수익기대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카드사들의 해외 법인이 지난해 마침내 흑자를 냈다. 가맹점 수수료 여파로 신용판매 수익이 줄어가고 있는 가운데, 해외 법인들의 이 같은 '호실적'은 카드업계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신용대출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할부 금융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적응 완료?…카드사 해외법인 일제히 수익 개선

신한카드의 실적이 가장 돋보인다. 4개 해외법인에서 총 204억8천만원이라는 당기 순익을 올리며 해외사업이 어엿한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신한인도파이낸스의 경우 2018년 33억7천만원 순손실을 냈으나, 지난해엔 4억6천만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반등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부터 해외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가 183억6천만원이라는 당기순익을 내면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2018년 1월 베트남 소비자금융회사인 PVFC를 인수하면서 이름을 SVFC로 바꿨다. 지난해 베트남 현지 당국으로부터 인수가 최종 승인됐다.

SVFC는 베트남 파이낸스 업계 4위에 오른 회사로서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 위주의 우량 고객군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정식 출범하면서 비은행금융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소비재, 자동차 할부금융 등 리테일 소매금융으로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법인을 설립한 지 3~4년이 지난 만큼, 영업 인프라 등 제반 환경이 갖춰진 상황이다"라며 "이번 실적 개선은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선 데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좋은 성과를 냈다. 2018년 2억5천500만원의 순손실을 냈던 캄보디아 현지법인 KB대한특수은행은 지난 해 1억700의 당기순익을 올리며 반등했다. 상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현지화 노력, 전속시장 활용 등이 반등 배경으로 꼽힌다.

그간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 경제 발전 추세에 맞춰 주택과 자동차 구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현지 개인 고객 위주의 영업전략을 구사해왔다. 그 일환으로 현지인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영업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했다.

KB캐피탈과 합작해 설립한 라오스 현지법인 KB코라오리싱은 2018년 20억7천만원에서 42억6천만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여신전문금융회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도 했다. 할부금융, 리스, 팩토링,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업체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지점 137개 등 총 248개에 달하는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해외법인 미얀마 투투 파이낸스도 지난해 결실을 맺었다. 2018년 3억4천만원의 순손실을 낸 투투파이낸스는 지난 해 27억1천만원의 당기 순익을 올리며 흑자로 전환했다. 2016년에 법인이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빠른 편이다. 투투파이낸스는 소액 신용대출이 주가 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사업을 영위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2016년 최초 설립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라며 "지점이 22개로 늘어나는 등 현지 영업 역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투파이낸스의 성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쾌거라 평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롯데카드의 베트남 해외법인인 롯데파이낸스는 2018년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손실규모가 77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지난 2018년말 첫 영업을 시작한 만큼 아직은 초기 투자단계라 볼 수 있다. 롯데파이낸스는 지난 해 4월 '롯데파이낸스 비자 카드' '롯데파이낸스 비자 플래티넘' 등을 출시하는 등 신용카드 사업을 개시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는 18년말 공식 출범 후 19년 4월 현지인을 위한 카드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 금융 사업을 본격화 했다"라며 "수년 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 "저금리 시대, 대출 보단 할부금융 사업 유망해"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 카드사 수익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미미한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수익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건 카드사로선 큰 의의가 아닐 수 없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내려가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6천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줄었다. 주된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는 전년대비 2천387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향후 수익을 더 내기 위해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초저금리' 시대를 살게 된 만큼, 대출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드사 해외법인 대다수가 대출 사업을 많이 영위하고 있는데,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전망이 좋진 않다“라며 "자동차 할부 금융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선스를 취득해 시작하는 '제로베이스'보단 인수합병을 통한 해외 진출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엔 더 유리해 보인다. 이미 현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이라 고객층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현금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는 국가에 진출하면 더욱 유리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서 교수는 "부실한 기업 또는 원래 시세보다 비싸게 인수를 하면 수익을 뽑아내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는 있다"라면서도 "아무래도 현지 회사를 인수하면 고객 층이 두터운 만큼 사업을 확장하는 데 이점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사 입장에선 현금이 아닌 다른 지불수단을 많이 활용하는 국가에 진출하는 게 유리하다"라며 "신흥 국가 중에서 IT 기반이 발전하고 있는 아시아권의 방글라데시, 카자흐스탄 또는 폴란드 같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을 아끼면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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