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닷새간 817억원을 쏟아 부으며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현대차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역사적 저점인 상황에서 주식 매수에 나서며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바라보고 있다.
26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정 수석부회장이 총 138억원 규모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먼저 24일 현대차 주식 5만7천464주와 현대모비스 주식 2만9천770주를 사들였다. 취득단가는 각각 7만3천291원, 14만1천901원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42억여원이 투입됐다.
25일에는 현대차 주식 3만3천888주를 1주당 8만1천463원에, 현대모비스 주식 1만7천50주를 1주당 16만1천692원에 매수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28억원씩 총 56억원 투입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식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19~20일 이틀간 280억원을 투입했고, 23일에도 397억3천여만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어 24일 84억원, 25일 56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하며 닷새 연속 주식을 매수했다.
정 부회장이 이번 주식 매수 행보는 2015년 11월 이후 4년 5개월만이다. 현대모비스 주식은 19일에 처음으로 취득한 것이다. 이번 주식 매수 행보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현대모비스 지분율도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번 주식 매수 행보를 보이기 전까지 1.81%에 머물렀던 현대차 지분율은 어느새 2%를 넘어섰고, 지분이 전혀 없었던 현대모비스 지분율도 0.3%를 넘었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수 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율을 꾸준히 확대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주가는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19일에는 13만1천500원이었지만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수가 시작된 이달 19일에는 6만5천900원으로 반토막났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역시 23만5천500원에서 12만9천으로 급락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주식 매수로 주가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달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주식 매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금융 및 주식시장의 불안정 상황에서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활동”이라며 “이번 활동이 미래 기업가치 향상 및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임원들도 현대차 주식 매수에 동참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차 이원희 사장과 서보신 사장을 비롯해 알버트 비어만 사장 등 현대차 임원들은 주식 매수 행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강길홍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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