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반(反) 조원태' 3자 주주연합의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가 1.47%포인트에 불과해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따라 경영권 향배를 가를 수 있기 때문에 주총이 다가올수록 양측의 싸움도 보다 첨예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양측의 보유지분 차이는 1.47%포인트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6.5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5.31%,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6.4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재단 등 특수관계인 4.15%,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1.0%), 카카오(2.0%),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0%) 등을 포함하면 39.25%가 된다.
주주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 계열사들(13.30%) 등 37.08%를 확보했다. 여기에 KCGI로 추정되는 기타금융 매입 주식을 포함하면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37.62%까지 오른다.
최근 양측이 잇따라 지분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는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일 뿐 이번 주총에서 무기로 활용할 수 없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의결권 있는 지분은 조 회장 33.45%, 주주연합 31.98%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를 비롯한 30%가량의 표심이 중요한 상황이다. 아직 소액주주들의 표심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주총 전까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지분을 취합해 한쪽에 힘을 실어줄 계획을 갖고 있다. 네이버 카페 '한진칼 소액주주연대 모임'의 경우 500명 이상이 모였으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1%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은상 한진칼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받기 위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계속해서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어 지분율은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회장 측과 주주연합 측,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한진칼 총수 일가가 보여준 모습들은 일반 국민들의 상식적인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었고, 이들에 대한 견제를 천명한 KCGI 역시 생뚱맞은 3자 연합으로 오히려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양대 세력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극렬하게 대립하는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기업 발전과 주주 이익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발전적인 정책 대결을 통해 한진그룹의 밝은 미래를 견인해 주길 바란다"며 "안건과 정책을 보고 권리에 부합하는지 등을 판단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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