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KT가 인력 감축 대신 핵심 인력 재배치를 통한 조직 효율화를 꾀한다.
각 부문별 인력의 약 10%를 별도 조직(팀)으로 신설, 신사업 발굴 등을 맡게하는 형태다. 해당 조직에는 우수인력을 우선 배치해 일반적인 구조조정 성격의 인력 재배치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는 구현모 KT CEO 내정자(사장)가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CEO 교체때마다 불거졌던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대신, 인력재배치를 통한 경영 효율화 및 슬림화를 꾀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 발굴, 조직 분위기 쇄신을 꾀하려는 다각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본격적인 '구현모 체제' 출범에 맞춰 ▲부문별 업무 효율화를 통한 인력편성표 조정 ▲높은 역량을 갖춘 직원 기반의 신사업/효율화팀 신설 등 조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같은 방안은 각 부문장에 전달된 상태로, 부문별로 구체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별도 신설되는 팀은 높은 역량을 갖춘 소위 '에이스'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능력 있는 직원들의 중용과 함께 여타 직원들의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는 구현모 사장이 과거 각별히 공들였던 사내 컨설팅 조직 PEG(Project Expert Group)와 유사한 형태로 파악된다.
◆신사업·컨설팅·영업망 강화 등에 활용, 조직 체질 개선 등 주목
이번 조직 효율화는 크게 두단계로 이뤄진다. 불필요한 업무와 관련 인력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인력편성표 자체 편성을 10% 가량 줄이는 방식이다. 가령 인력편성표상 10명이 전담하는 부서라 한다면 불필요한 업무를 빼 편제를 9명으로 재조정하는 식이다. 또 이를 통해 확보된 인력은 각 부문에 신설되는 팀으로 이동하게 된다.
신설팀은 각 부서 역량 있는 직원들로 구성되며, 내부적으로 가칭 BDO(Business Development organization)라 부른다. BDO 조직은 각 부문별 신사업 발굴 및 컨설팅, 영업망 강화 등의 내외부 역량 강화에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된다.
이같은 조직 효율화는 과거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별동대로 운영된 바 있는 'PEG'와 유사하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0년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프로젝트 단위로 조직체계를 세우는 과정에서 사업부별로 태스크포스(TF) 형태로 특수임무구룹을 구성한 바 있다. 이 그룹은 같은해 별도 조직으로 편재됐다.
초기 PEG는 소위 업무에서 배제된 남은 인력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KT 상품이나 서비스 부문 과제가 주어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당시 구현모 사장이 PEG 조직을 관리하면서 이를 조직 도약의 계기로 활용했다. 남은 인력이 아닌 역량 있는 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각 사업별 핵심역량을 진단하고 미래 성장엔진을 발굴하는 컨설팅조직으로 거듭난 것. 노하우가 쌓이면서 영업역량 강화 및 외부 컨설팅이 가능해질만큼 수준이 높아져 조직을 업그레이드하는 뒷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KT CEO에 오른 구현모 사장이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 조직 쇄신을 꾀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구현모 사장은 지난 1987년 KT에 입사, CEO에 까지 오른 정통 KT맨이다. 누구보다 KT 조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직 효율화 방안이 '구현모 체제' KT 체질 개선의 첫 신호탄으로도 해석되는 이유다.
앞서 KT는 지난 1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9개 부문을 7개 부문으로 통합 축소등 효율화를 꾀했다. 7개 부문은 커스터머, 기업, AI/DX융합사업, 네트워크, IT, 경영기획, 경영지원으로 재편됐다. 이번 방안은 이를 잇는 후속 조치인 셈이다.
이와 관련 KT는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문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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