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계열사인 현대자동차의 등기임원 연임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책임경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을 총괄하는 정 수석부회장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정의선 체제'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 의장직 계승도 시기의 문제일 뿐 자연스런 수순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지난해 기아자동차 사내이사에 올라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하는 임원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더욱 키웠다. 그는 현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 핵심 계열사들의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그동안 정 회장이 주재하던 그룹 시무식도 올해까지 2년째 정 수석부회장이 주재했다.
아울러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미래먹거리 공략에도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며 명실상부한 최고경영자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공개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허브(환승 거점)를 연계한 사업모델인 미래 모빌리티가 정 수석부회장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초 2020년 신년회에서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가시화하고,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차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의결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래 사업에서 성과를 내 수익성을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만큼 끌어올리겠다는 정 수석부회장의 대외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AI, 로보틱스, PAV(개인용 비행체,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로스앤젤레스(LA)시에 설립한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랩'을 통해 로스앤젤레스시 카셰어링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자유롭게 차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신개념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했다. 러시아에서 모스크바에서 선보인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 모빌리티'를 주요지역에서 시행하고, 차종 규모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그랩', '올라' 등 전략 투자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 협업도 확대한다. 인도에서는 올라와 협업으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행하고, 동남아시아에서도 최대 카헤일링 기업 그랩에 전기차 공급을 늘려 전기차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싱가포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위해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그랩에 공급했으며, 올해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제 전동화와 자율주행, 비행체 같은 모빌리티 신사업으로 현대차그룹을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번 이사회에서 사업목적 변경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은 올해를 기점으로 더 빨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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