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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게임법…게임사 기금 강제 조성 우려 '고개'


"국가 재원조성 부담 민간에 넘길 수 있어"…게임업계 우려 확산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게임법 전부 개정안에 정부가 게임사들로부터 사실상 강제로 기금을 조성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국가가 본연의 재원조성 부담을 민간에 떠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게임업계의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문체부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 개정안 제8조(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재정 지원 등)에 따르면 1항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사업 등에 대하여 예산의 범위에서 필요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출처=문체부 게임법 전부 개정안]
[출처=문체부 게임법 전부 개정안]

또 같은 조 2항에는 '국가는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민간의 재원 조성과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여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중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8조 2항 부분이다. 국가가 민간의 자율적인 재원 조성과 기부 등에 개입하도록 한 자체가 적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조항이 오·남용될 경우에는 국가가 세금을 바탕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사실상 민간에 떠넘겨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 관련, 헌법 전문가인 신정규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조 2항의 가장 큰 문제는 기부와 재원 조성에 대한 민간의 자발적 의지를 무력화시킬 뿐만 아니라 재원조성 부담을 강제적으로 민간에 전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2항 해석이 오·남용될 경우에는 국가가 게임문화 진흥을 위해 세금으로 해야 할 일들이 행정지도 등 비권력적 방법을 통해서 사실상 민간에 대한 기금 조성 방식으로 강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2항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합의하고 구체적 수단 등을 확보해야 하는 재원조성 등의 문제를 국가가 일정한 방법으로 강요하게끔 하는 조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신 교수는 "2항은 민간이 자발적으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는 일에 국가가 금전 부담을 회피하고자 기금을 만들라는 압력을 넣는 근거 조항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적으로는 기금이 만들어질 수 있는 데다가,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특별회계를 편성하면서 그 재원 대부분을 민간에서 충당하거나 특별부담금을 부과하는 일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민간이란 게임개발사 등 게임산업과 관련된 회사들을 의미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신 교수는 2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가가 게임문화 진흥을 위해 민간 재원 조성을 지원하려는 게 주목적이라면 1항만으로도 이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표면적인 문구로만 봤을 때는 국가가 게임과 관련된 민간 재원 조성 노력에 대해 여러가지 지원을 해줄 수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만약 이게 진짜 목적이라면 이는 1항만으로 충분히 달성이 가능하다"며 "실질적 오남용의 가능성이 있는데다 1항으로 목적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2항을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게임중독 치료 목적으로 기금을 조성한다고 해도 원래 1차 조성은 세금으로 해야하는 것"이라며 "이를 그대로 둔다면 결국 게임업계의 반발이 심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나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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