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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송戰 승기잡은 LG화학…SK이노베이션 남은 카드는


SK이노베이션, 협상·美아웃리치 투트랙 전략 구사할 듯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소송이 LG화학의 승리로 결론이 나오면서 향후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오는 10월 패소가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최종판결 전까지 LG화학과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합의 결렬에 대비해 미국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토록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 ITC는 14일(현지시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판결을 내렸다. 앞서 LG화학은 증거개시절차(discovery) 과정에서 SK의 광범위한 증거인멸이 포착됐다며 조기패소판결 등의 제재를 ITC에 요청한 바 있다.

ITC의 이번 결정으로 오는 3월 초로 예정된 변론(Hearing) 등의 절차 없이 10월5일까지 ITC의 최종결정만 남게 됐다.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특허침해 소송 모두 예비결정은 사실상 최종결정으로 이어진다. 조기패소 판결이 확정시 SK의 배터리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협상테이블을 통해 협의를 진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 속에 두 국내 기업 모두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소송을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 더욱이 한국 정부 역시 미래 산업보호 측면에서 적극적 기조로 선회, 양사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합의까지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협의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영업비밀 빼내기 사실 인정 ▲공개사과 ▲손해배상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 3가지 조건을 내밀었다. 이에 SK 측은 '백기투항'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양사간 실무진 접촉이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협의가 지지부진하게 이뤄질 경우 양사간 최고경영진(CEO) 회동이 또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해 9월 서울 한 모처에서 1시간 가량 회동을 갖기도 했다.

동시에 SK 측은 협상결렬에 대비해 미 행정부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ITC 최종판결 이후 60일 이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 측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 1조9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만큼 공익성을 통해 미국 행정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SK-LG 배터리 소송전에서 SK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서명문을 ITC에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고위 행정부 관계자 역시 SK 측에 관대한 결론이 나오길 원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ITC는 지난 2013년 삼성과 애플의 '3G 이동통신 특허침해 소송'에서도 애플의 특허침해를 인정해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 삼성의 손을 들어줬지만 미국 무역대표부가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양사는 대화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년 동안 축적한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관계이지만, 산업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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