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LG전자가 전방위적인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투 트랙' 전략을 꺼내들었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전망됐던 프리미엄 5G 스마트폰 'V60 씽큐'는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주로 내놓고, 그 대신 국내에는 합리적 가격의 '매스 프리미엄' 5G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스마트폰 출시 전략과는 다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3월 4G 스마트폰 G8 씽큐를 출시한 후 4월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내놓았다. 그리고 10월에는 또 다른 5G폰인 'V50S 씽큐'를 한국 시장 등 일부 지역에 선보이며 상·하반기에 5G폰을 하나씩 내세웠다. 두 개의 V시리즈 모두 국내에 우선적으로 출시됐다. 그 대신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는 4G폰인 'G8X 씽큐'를 내세웠다.
이와 달리 이번 V시리즈는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위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컨퍼런스콜에서 "북미와 유럽은 5G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는데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프리미엄 제품의 공격적 마케팅이 전개될 것"이라며 "시장 상황 감안해 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V60 씽큐를 출시해 초기 수요에 대응하고, 마케팅 비용도 사업자들의 공격적 마케팅 비용 지출로 어느 정도 축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5G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 단계이고, 이동통신사 간 경쟁도 지난해보다 소폭 둔화됐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새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합리적 가격을 갖춘 5G 제품을 선보여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어떤 제품을 출시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그간 V시리즈와 G시리즈를 투 트랙으로 나눠 출시한 것을 감안하면 'G9 씽큐(가칭)'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뿐만 아니라 매스 프리미엄, 보급형 5G 제품 등 다양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글로벌 5G 시장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차별적으로 지역에 맞게 공급한다는 방향도 밝혔다. 이에 한국은 물론 북미, 유럽, 일본 등 LG전자의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 지역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이처럼 스마트폰 사업의 전략을 바꾼 것은 지난해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 폭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3천322억원으로 전 분기 1천612억원보다 2배 넘게 늘었다. 19분기 연속 적자다. 연간 영업손실은 1조100억원으로 2018년 7천890억원보다 더욱 늘었다. V50 씽큐로 첫 선보인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이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정작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전년 대비 전반적인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등 꾸준히 효율화 작업을 진행해 왔고, 올해는 이를 토대로 5G 제품의 다변화와 보급형 제품의 더욱 공격적인 ODM(제조자개발방식) 도입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5G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는 시점에서 LG전자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당장의 분기 흑자 전환은 어렵더라도, 최소한 적자 폭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숙단계에 접어든 국내 5G 시장과는 달리 미국, 유럽 등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단계"라며 "새로 시장이 열리는 지역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5G의 우수한 품질을 경험하도록 하고, 국내는 가성비를 더욱 높인 5G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지속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V60 씽큐는 오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에서 첫 선을 보인다. 전작보다 강화된 듀얼스크린을 탑재하고 후면에는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선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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