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자동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20조3천억원을 투자하고 투자금을 재원으로 2020년 SUV 라인업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초 ‘최고경영자(CEO) 투자상담회’를 열고 대대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 한 말이다.
수석부회장 2년차를 맞은 그의 도전에 올해 첫 작품인 제네시스 ‘GV80’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GV80은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G70 이후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두 번째로 정면대결을 하는 모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5일 제네시스 GV80 신차 발표회를 열고 출시를 공식화한다. 정 수석부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GV80 출시 의미는 남다르다. 과거 중국과 유럽에서 호되게 당한 이미지 회복을 설욕할 수 있는 전략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GV80은 제네시스가 오는 2021년까지 신형 세단 3종과 SUV 3종 등 모두 6종의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기존 엔트리 모델 'G70'와 대형 세단 'G80', 플래그십 세단 'G90'에 이어 네 번째 모델이다.
제네시스는 GV80을 앞세워 중국과 유럽 등으로의 진출 계획도 세운 상태다. 중국의 경우 첫 진출이며, 유럽에선 자존심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제네시스는 중국, 유럽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올해 출시되는 SUV 모델을 비롯한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GV80 출시로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의 고급 SUV와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경쟁력은 충분해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GV80은 성능‧사양‧디자인은 동급 이상,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해 '가성비'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 완벽히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지난 2015년 G80을 영국에 출시했지만 3년간 50여 대라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사실상 철수한 바 있다.
중국의 경우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진출했지만, 2017년 사드 이슈가 터진 이후 제네시스를 비롯해 판매량 부침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은 저가 차종과 고급 차종으로 양극화됐는데,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모델로 인지도가 높지 않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이끈 SUV 돌풍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시장일각에선 국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 베라크루즈 이후 프리미엄 SUV에 대한 수요가 있고, GV80의 디자인과 첨단기술에 대해서도 국내 소비자가 긍정적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가격대는 6천만원대부터 시작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GV80의 주력 트림이 6천만 원 초반으로 출시된다면 내수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수익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다만 G80은 기업체 임원들 법인 차량 수요가 높지만 GV80은 해당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워 가격이 높을 경우 판매 호조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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