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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DLF 사태, 올 한 해 가장 어려움 느낀 사안…잘했던 일은 키코"


"은행, 신뢰회복 위해 대승적 결단 내려야"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올 한 해 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낀 사안으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를 들었다. 한편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감독 정책으로는 '키코'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꼽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조성우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조성우 기자]

윤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내년에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주어진 감독업무를 성실히 이행해서 국미들의 신뢰를 쌓아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일, DLF 사태…"정해진 규정 내에서 은행장 징계할 것"

이날 윤 원장은 올 한 해 가장 어려웠던 감독 업무로 DLF 사태를 들었다. 그는 "연초부터 따지면 어려운 일은 많았는데, 지금으로선 DLF 사태가 생각난다"라며 "소비자 보호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사태가 터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있을 조직개편에서도 DLF 사태와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손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DLF와 같이 위험이 권역에 걸쳐서 발생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DLF도 은행이 파생금융상품 같이 복잡한 상품을 팔면서 피해가 권역을 걸쳐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리스크가 많아질 것인 만큼, 기능별 감독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DLF 사태를 일으킨 양 은행장에선 정해진 규정 내에서, 그리고 시장에 올바른 신호를 내보낼 범위 내에서 징계를 하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그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답변하긴 어렵지만, 두 개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겠다"라며 "첫 째는 제재는 공정해야하는 만큼, 현행 국가규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시장에 올바른 시그널을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범위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DLF 분조위 이후 배상 과정에서의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에 대해서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DLF 비대위 등 투자자들은 분조위 이후 금융감독원이 은행에게만 세부 배상기준을 제시했다며 '깜깜이' 배상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윤 원장은 "은행에만 기준을 공개한 것은, 은행이 이 문제를 주도해서 끌고가야한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사실관계에 대하 조사가 지금 이뤄지고 있는데, 필요하다면 소비자들에게도 공개할 의사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혹시라도 소비자 입장에서 만족하지 못할 시 금감원에 요청하면 다시 검토할 것"이라며 "언제든 문제가 있으면 다시 들여다 볼 것이고, DLF 비대위에도 이 부분을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분조위 기본 배상비율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DLF 분조위 브리핑 당시 금감원은 은행의 내부통제 부실 등을 고려해 20%를 기본 배상 비율로 산정했지만,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경우에만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원장은 본점 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이 확인된 만큼, 불완전판매 여부가 아닌 손실을 본 전체 소비자에게 20%를 배상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불완전판매가 아니면 배상할 이유가 없다"라며 "양 쪽의 근거를 가지고 불완전판매를 재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키코, 이제 시작…은행들 신뢰 회복위해 대승적 결단 내려야

윤 원장은 올해의 잘한 금융감독 정책으로 '키코 분조위 개최'를 들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키코 사태에 대한 재조사를 벌인데 이어 최근 분조위를 개최하고 최대 41%의 배상 권고를 내린 바 있다.

특히 윤 원장은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키코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게 DLF의 원인이 됐다"라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윤 원장은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키코 문제를 일단 분쟁조정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린 것을 나름대로 잘 한 일이라고 평가한다"라며 "이제 시작단계이니, 은행들과 잘 협조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키코 분쟁조정의 성공 여부는 은행들의 배상 수락에 달려있다. 현재 은행들은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보상을 하면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배임' 우려가 있다며 쉬쉬하는 모양새다.

윤 원장은 분조위 결정에 따라도 배임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윤 원장은 키코 배상을 통해 은행의 신뢰가 회복되면,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되는 만큼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 은행에서 배임 이야기가 나오는데, 배상을 해주면 당연히 은행입장에선 금전적 손실이다"라며 "반면, 이를 해결하고 가는 건 은행의 평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상대방이 고객이다"라며 "은행의 고객을 도와주는 것이고, 그에 대한 경영의사결정을 하는 것인데, 그걸 배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키코 해결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비록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키코는 말하자면 고객이 은행을 찾아와서 도움을 구했는데, 되레 은행이 고객에게 손실을 입힌 일"이라며 "은행의 금융중개기능에서 중시되는 게 관계기능인데 그 기능을 파기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 회복 차원에서 은행이 대승적으로 결정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는 게 은행의 신뢰 형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며 "얼핏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일지 모르나 금융발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원장은 향후 키코 관련해 은행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조정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조금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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